한국 스포츠 역사상 동·하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대기록의 사나이 이규혁(36) 선수가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
스피트 스케이팅 '살아 있는 전설' 이규혁은 7일 은퇴식을 갖고 선수 인생을 공식적으로 정리했다.
이규혁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은퇴식을 열어 각계 인사들의 축하인사를 받으며 빙판에 작별을 고했다.
국가대표로만 23년에 이르는 긴 시간을 정상급 선수로 뛰어온 만큼, 이날 이규혁의 은퇴를 축하하고 아쉬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스포츠계 안팎의 많은 이들이 찾아 은퇴식은 성대하게 진행됐다.
실제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이에리사 의원,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최종삼 태릉선수촌장 등이 귀빈석을 채웠고 이상화(서울시청), 박승희(화성시청), 이정수(고양시청) 등 선수들도 자리를 빛냈다.
농구선수 서장훈, 김승현 등의 얼굴도 보였다.
이규혁은 자신의 선수 인생을 되돌아보며 고마운 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 그들과의 일화를 되짚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초등학생 때 함께 운동했다는 전이경 빙상연맹 이사를 향해 "당시 제가 마지막에 채고 들어가서 이기는 바람에 누나가 선생님께 혼나고 내게 뭐라고 했었는데, 나도 맞기 싫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서장훈을 향해 "훈련이 지칠 때면 가끔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면서 "자주 놀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그러나 농담은 길지 않았다. 이규혁은 은인들의 이름을 부르다가 감회에 젖어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또 몸이 편찮아 자리에 오지 못한 아버지를 비롯해 할머니, 어머니, 동생을 부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이규혁은 "할머니의 손자이고 엄마의 아들이어서, 규현이의 형이어서 정말 행복했다"며 "이제
이규혁은 마지막으로 "올림픽 금메달이 전부인줄 알고 여기까지 왔는데, 메달이 없어서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10년 전, 20년 전에 메달을 가졌으면 지금의 감사함을 몰랐을 것"것 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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