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스포츠 선수들에게 데뷔 2년째는 두려운 해다. 소포모어징크스란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외의 인물이 있다. 바로 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27)이다.
오히려 2년째에 접어 들어 더욱 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2차례 등판했을 뿐이지만 경기 운영능력은 물론 볼배합, 멘탈까지 지난 해보다 눈에 띄게 발전됐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2013시즌 류현진은 14승8패 평균자채점 3.00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더 강해졌다. 올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12이닝 연속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탈삼진도 1이닝 당 1개 꼴인 12개를 잡아내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은 “류현진이 2선발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기를 봤을 때 류현진의 활약은 고무적이다”고 호평했다.
↑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2시즌) 15승8패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다. 사진(미국)=조미예 특파원 |
▲ ‘양파’ 같은 구종의 매력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모든 구종이 효과적”이라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기본적으로 평균구속 140km 후반대 직구를 던지는데, 이는 마치 자로 잰 듯 날카롭다. 또한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강속구를 던져 상대를 당황하게 만든다.
류현진의 ‘주무기’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도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감독은 그의 체인지업을 ‘최고의 체인지업’ 2위로 선정했다.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상대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올해는 ‘신무기’까지 장착했다. 바로 커브다. 류현진은 릭 허니컷 코치에게 연마한 커브를 자신만의 것으로 완성시켰다. 포수 A.J. 앨리스는 “지난 시즌에 비해 류현진의 커브가 잘 구사됐다. 샌디에이고전(3월 31일)에서 던진 커브는 지난해와 달랐다”며 높이 평가했다. 이날 류현진은 총 투구수 88개 중 13개 커브를 던졌다.
↑ 류현진은 2014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펼쳐진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 본부석 입구에 걸린 사진 속에서 LA 다저스 간판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 ‘개인성적’ 보단 ‘팀 분위기’가 우선
류현진의 최대 장점은 긍정 마인드다. 불리하거나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음을 기약하며 동료 간의 화합을 우선시한다. 이미 팀 내 분위기 메이커다.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시즌 첫 등판이었던 애리조나전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3회초 베이스 러닝 도중 3루 베이스에서 급하게 멈추면서 발톱이 꺾여 부러졌다. 한화 이글스 시절부터 내성발톱으로 치료를 받아왔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것과는 상관없다”며 대수롭지
류현진은 지난 시즌부터 동료의 실책과 부진으로 승리를 놓친 경기가 잦았다. 지난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 호투했으나, 불펜 난조로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류현진은 “한 경기일 뿐이다. 아쉽지 않다”며 훌훌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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