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종료 휘슬이 울리자 김남일은 필드 위로 쓰러졌다.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소진한 상태였다. 김남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마찬가지였다. 경기 중간 근육경련을 호소한 이들도 많았다. 나이가 적잖은 김남일의 체력소모는 더 컸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중원의 파트너 정혁이 후반 21분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으니 김남일의 부담은 더 컸다. 하지만 경기 후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승자였기에 가능한 웃음이었다.
↑ 김남일은 자신들이 힘들면 광저우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당당한 자신감을 전했다.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는 벅찬 소감도 덧붙여다. 사진(전주)= 옥영화 기자 |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남일은 그저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승리에 대한 안도부터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까지 들어있었다. 그는 “오늘 경기는 축구가 아니었다”는 소감부터 전했다. 그야말로 ‘전쟁’이었다는 뜻이다.
이날 전북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강하게 광저우를 압박했다. 오버페이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이 뛰고 적극적으로 뛰었다. 하지만 김남일은 “이것이 전북의 축구”라는 말로 의도된 플레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치면 상대도 지치는 것”이라는 말로 자신들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있었다는 뜻을 전했다.
김남일은 “근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광저우전이 너무도 중요했다. 이겨야했고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면서 “아주 중요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는 말로 쉽지 않은 난관을 극복했다는 뜻을 전했다.
결과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 파트너 정혁의 퇴장과 관련해서도 “혁이가 왠지 퇴장당할 것 같았다. 워낙 의지가 강했다”는 말로 탓을 하기보다는 후배를 감쌌다. 이어 “레오나르도가 한건 할 것 같았다. 같이 뛰어보니, 정말로 좋은 선수다”라는 말로 이날 결승골을 터뜨린 주인공에 대한 박수도 아끼지 않았다. 맏형으로서의 넉넉함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다 만족하지는 않았다. 그는 “경기력 자체가 그리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나 역시 좋은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계속해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아직은 부족하다”는 말로 더 발전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후배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자신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안주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으나 오랜만에 느껴본 쾌감인 것은 분명했다. 수원 시절이던 2005년 이후 아시아 클럽대항전이었고,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강호와의 대결이었으며, 전주성을 녹색물결로 채운 팬들의 함성 속에서 맘껏 뛰었다. 김남일은 “아주 조금, 아직 내가 (선수로서)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는 말로 벅찬 감격을 에둘러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