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강한 정신력이 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우규민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마운드를 지키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 모습에 침묵했던 타선이 폭발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홈 개막 2차전에서 선발 투수 우규민의 역투와 타자들의 6회 집중력에 힘입어 8-3으로 이겼다.
↑ 우규민은 2일 잠실 SK전에서 6회초 왼쪽 종아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역투를 펼쳤다. 이 계기로 침체됐던 타선이 폭발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3회 연속 4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면서 3실점했다. 그러나 이후 우규민의 집중력은 더욱 강해졌다. 우규민은 4회 2사 1루에서 박진만을 우익수 뜬공, 5회 2사 1루에서는 최정을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부상이 우규민의 호투를 막았다. 6회 선두타자 루크 스캇의 강습타구에 왼쪽 종아리를 맞은 우규민은 그 자리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계속 공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아 그대로 마운드에 남았다.
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했다. 우규민은 후속타자 박정권을 1루수 땅볼로 잡기 위해 1루 베이스 방향으로 달리던 도중 통증을 참지 못하고 다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결국 코칭스태프의 부축을 받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더그아웃에 도착한 우규민은 곧바로 트레이너의 등에 업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 LG는 2일 잠실 SK전에서 선발 투수 우규민이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후 안타를 휘몰아쳐 승리를 끌어냈다. 사진=MK스포츠 DB |
팀이 1-3으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만루에서 대타자 김용의가 상대 선발 투수 윤희상을 상대로 2타점 동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어 1사 2,3루에서 박용택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LG는 멈추지 않고 2사 1,2루에서 이병규(배번 9)가 좌익수 왼쪽 깊숙이 빠지는 2루타로 1득점을 추가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박용택은 “(우)규민이가 두 타자만 더 막았으면 됐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며 “야구는 기분이 좌지우지하는 것 같다. 그래도 규민이의 표정을 보니 괜찮더라”고 말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우규민의 투혼이 선수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했다. 선수들은 동료가 마무리 짓지 못한 경기를 끝마치기 위해 협동했다. LG는 이날 경기에서 야구는 혼자하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함께 전진해 나아가는 LG는 스포츠 정신을 보여주며 진정한 승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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