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야구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홈런이다. 배터박스에서 출발해 야구장 상공에 큼지막한 곡선을 그리며 담장을 넘기는 아치는 야구장에 들어선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물론 관중석을 채운 팬들의 시선을 하나로 모은다.
또한 해당 팀에게는 가장 많은 타점을, 상대 팀에게는 가장 높은 실점을 기록하기에 경기 자체의 분위기와 흐름을 바꿔 주는 한방이기도 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 홈런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일 목동 두산전에 앞서 염경엽 감독은 “팀이 많이 지고 있거나 패배가 눈앞에 온 상황에서도 분위기를 돌릴 수 있는 것이 홈런”이라며 “지난 해 넥센이 역전승을 많이 기록한 이유도 홈런이 많았기 때문이다”는 홈런 예찬론을 펼쳤다.
↑ 염경엽 넥센 감독이 올시즌 넥센의 홈런레이스를 기대하게 하는 홈런예찬론을 펼쳤다. 사진=김영구 기자 |
하지만 거꾸로 홈런이 넥센에 독이 될 수도 있었다. 지난달 29일 넥센은 SK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4-1로 앞서고 있던 6회말 SK 박정권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해 4-3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앞선 6회초의 상승세가 병살로 끊긴 상황이었기에 경기의 주도권을 SK에 넘기는 피홈런이었다.
염경엽 감독도 “병살타 뒤에 나온 홈런이었기에 거의 졌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행히 SK의 상승세를 끊었기에 추가점을 내고 8-3으로 이긴 것이지 투수교체로 흐름을 끊지 못했다면 결과는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을 전했다.
그만큼 염경엽 감독은 홈런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고 있었으며, 넥센의 타선이 언제든지 홈런포를 가동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타선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자부심에 기인한 발언이기도 했다.
이같은 염경엽 감독의 생각을 읽었는지 넥센은 지난 1일 두산과의 홈 개막전에서 2방의 강력한 홈런을 폭발시키며 9-3 완승을 거뒀다. 2회말 김민성의 솔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3-3 동점을 이루던 6회말에는 윤석민이 큼지막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의 균형을 넥센쪽으로 기울게 했다. 특히 윤석민의 만루홈런은 넥센의 역전포임과 동시에 두산의 추격의지를 꺾게 하는 한방이었고 실질적인 승전 축포 역할을 했다.
넥센의 무서움은 이같은 홈런포가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라는 데 있다. 아직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 등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윤석민과 함께 기존 중심타선의 타격까지 살아난다면 넥센의 공격력은 9개 구단 중 최강이라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최고의 성과를 거둔 넥센은 야구장의 꽃인 홈런포를 언제든지 쏘아 올릴 수 있는 강력함으로 무장해 올 시즌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단 3번의 경기만으로 그 강력함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진출 경험에 기인한 자신감과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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