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두산이 개막전 한경기서 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강력한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단 하루만에 마운드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시키며 군소 구단으로 입지가 축소됐다.
두산은 지난 주말 잠실에서 진행된 LG와의 개막 2연전에서 첫날은 강력한 타선에 힘입어 5-4로 이겼으나 둘째날은 마운드가 무너지며 4-14 완패를 기록했다. 송일수 감독은 취임이후 줄곧 전력의 안정화 및 수비의 짜임새를 강조했지만 두산은 시즌 첫 번째 일정에서부터 롤러코스터와 같은 경기력을 보였다.
강할 때는 강하고 약할때는 한없이 무너져내리 듯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모습은 송일수 감독이 취임전 안정화를 꾀하기 전에도 가끔씩 보이던 장면이다.
↑ 올 시즌 전력의 안정화를 추구하던 두산이 개막 2연전에서 뜰쭉날쭉 상반된 경기력을 보였다. 사진=MK스포츠 DB |
내용면에서도 다르지 않다. 마운드가 버텨주는 상황이면 타선의 폭발력이 상승했고 선발이 무너지면 전반적인 짜임새가 헐거워졌다. 칸투 오재일 김현수 홍성흔 등이 버티고 있는 타선은 여전히 강력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민병헌 정수빈 김재호 등이 펼치는 발야구 역시 대량득점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시범경기 기간을 통해서도 두산 공격력의 화끈함은 이미 증명되기도 했다.
문제는 선발 마운드다. 지난해 선발 공백으로 순위 추락을 경험한 두산은 앞선 2경기에서 선발이 흔들리며 불안한 경기를 이어갔다. 니퍼트가 개막전 승리를 기록하긴 했지만 ‘에이스’답지는 않은 모습이었고, 토종 에이스 노경은은 둘째날 6실점으로 무너졌다.
“우연한 승리는 있어도 우연한 패배는 없다”며 기본과 수비에 집중해온 두산이었지만 계투진이나 수비가 이를 보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오히려 타선이 폭발로 3방의 홈런이 기록되지 않았다면 첫 경기 1점차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던 것이 두산의 올시즌 첫인상이다.
전면적인 개편까지는 아니더라도 전력의 안정화 및 색깔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되던 두산이 시즌 첫 2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불안한 마운드와 강한 공격력 등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변화가 있다면 발야구 중심에서 타격중심으로 공격 포인트가 이동했다는 정도다.
물론 단 2경기로 시즌 성적을 예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직 볼스테드, 유희관, 이재우 등이 첫선을 보이지 않았고 좌완이 강화된 불펜의 저력도 본 모습을 들어 내지 않았다. 다만 경기진행 스타일이 선발과 타선에 의지하던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면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시즌 유희관과 같은 깜짝 스타의 재등장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 두산은 목동으로 장소를 옮겨 비슷한 색깔을 추구하고 있는 넥센과의 3연전에 나선다. 넥센 역시 짜임새를 앞세운 수비와 한방을 갖춘 공격력이라는 특색을 보여 강VS강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유사한 전력을 갖춘 두 팀의 대결이기에 확실한 전력
어디로 어떻게 튈지 예상하기 힘든 두산야구가 송일수 감독이 의도한대로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지난해까지의 모습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넥센과의 3연전은 두산에게 있어 올 시즌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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