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강력한 무기로 ‘핵타선’을 구축했다. 지난해 팀 홈런 부문 1위였던 넥센은 올해 힘을 키운 타자들과 외부에서 강타자들을 영입해 2번부터 8번 타순까지 상대 투수를 쉴 새 없이 공격하고 있다.
넥센을 바짝 쫓고 있는 팀은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다. ‘한 방’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는 점이 비슷하지만, 공격 스타일은 다르다.
↑ 넥센은 "핵타선"을 자랑하며 리그의 강자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 타석에서의 차분함이 필요하다.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의 공격력을 말할 것도 없이 강하다. 이택근-윤석민-박병호-강정호-김민성-비니 로티노-유한준으로 이어지는 타순으로 언제든 상황에 따라 이성열 서동욱 문우람 등이 투입될 수 있다. 넥센은 나 홀로 3할대 팀 타율(0.315)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원한 홈런은 한 개밖에 터트리지 못 했으나, 장타율 4할7푼9리, 득점권 타율은 3할4푼8리로 각각 2위에 올라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넥센의 폭죽쇼를 짐작케 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반드시 드러나는 법. 풀 스윙과 호쾌한 타격력을 갖추고 있으나, 헛스윙 비율이 8.6%(최다 4위)며 뜬공이 27개(최다 공동 1위)로 힘만 믿고 타석에 들어설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볼넷(5개)이 8개 팀 가운데 가장 적으며 9번의 삼진과 13개의 잔루를 남겼다. 병살타는 3개로 가장 많았다.
반면 LG는 팀 타율 2할8푼9리로 23개 안타를 때린 넥센보다 한 개 적은 안타를 기록했다. 롯데는 팀 타율 2할8푼6리로 홈런 3개 포함 20개 안타를 때려냈다. LG와 롯데가 승리할 수 있었던 데는 홈런이 크게 작용했으나, 볼넷이 밑밥을 깔아준 덕분에 제대로 ‘한 방’이 통했다.
LG는 선구안을 발휘해 볼넷 13개를 얻어 22개 안타를 더해 팀 출루율 1위(0.389)를 자랑하고 있다. 그 뒤를 롯데(출루율 0.383)가 추격하고 있다. 롯데는 현재 볼넷 부문 공동 2위(11개)에 올라있다.
넥센은 30일 SK 와이번스와의 맞대결에서 역전패 당했다. 2-3으로 뒤진 8회에 2점을 뽑아냈으나, 곧바로 8회말 SK가 3점을 더했다. 넥센은 더 이상의 추격에 실패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이날 넥센이 얻은 볼넷은 2개, 반면 삼진은 5개였다.
LG는 30일 두산과의 개막 2차전에서 팀이 7-1로 앞선 5회초 2사 만루를 만들어 다득점 기회를 잡았다. 당시 3루 주자 이병규(배번 9)와 1루 주자 박용택은 볼넷으로 출루한 상태였다. 이때 타석에 나선 이진영은 최병욱을 상대로 비거리 125m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LG는 두산의 기를 완전히 꺾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31일 한화전에서 8개 볼넷으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1회말 1번 타자 이승화를 시작으로 2사 이후에는 최준석-박종윤이 볼넷을 얻어 초반부터 만루의 압박을 가했다. 팀이 6-2로 앞선 7회말 2사에서 김문호가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문규현-이승화-정훈(3루타)-손아섭이 줄줄이 안타를 때려내 4득점을 추가했다.
‘거포 군단’으로 자리매김한 넥센은 올해 타격력에서 놀라운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장타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 상대의 볼을 골라 실속 있는 적시타를 뽑아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를 인지한 넥센도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작전 야구와 선수들의 침착함, 상황에 따른 대타자·대주자 기용 등을 예고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드러난
올 시즌 '타고투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타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클 것이다. 상대에게 빈 틈 없는 공격을 펼쳐야만 승리가 보장된다. 이를 대비해 상대팀이 가진 특징을 분석해 자신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받아 들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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