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민간인’ 장원준(롯데)이 3년 만의 프로야구 첫 등판에서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지난 2011년 9월 30일 사직 두산전 구원승 이후 913일 만에 승리였다.
장원준은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롯데의 11-2 승리를 이끌었다. 6⅔이닝 동안 8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6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큰 불을 피했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했던 장원준은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뛰며 감각을 유지했다. 2년 연속 퓨처스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 롯데의 장원준이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6⅔이닝 2실점으로 기록한 장원준은 군 복무 후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3연속 안타로 흔들리던 장원준은 한숨을 돌렸다. 정현석이 3연속 안타를 맞은 장원준의 초구를 노려 쳤지만, 결과는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였다.
대량 실점 위기를 넘겼으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2회와 3회 안타 1개씩을 내준 장원준은 4회 또 실점했다. 1회 병살타를 쳤던 정현석에게 한방을 허용했다. 정현석은 장원준의 초구를 통타, 왼쪽 펜스 밖으로 넘겼다.
장원준은 5회 실책까지 범했다. 이용규의 안타로 1사 1루 상황, 장원준은 까다로운 정근우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완벽한 병살타 코스였다. 그러나 2루수 조성환에게 가야 할 공은 엉뚱하게 외야로 날아갔다. 1사 1,3루로 벼랑 끝에 더욱 몰렸다.
공교롭게 그 위기가 장원준을 강하게 만들었다. 장원준은 피에와 김태균을 범타로 처리하며 그 위기를 잘 극복했다. 더 이상 피안타도
장원준이 위력을 되찾자 행운까지 따랐다. 5회까지 결정타 부족으로 가라앉았던 롯데 타선이 6회 폭발한 것. 선발 송창현이 내려간 뒤 롯데는 타순을 한 바퀴 돌며 대거 6점을 뽑았다. 패전 위기에 몰렸던 장원준은 단숨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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