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지난해 K리그 클래식 13위에 그치며 올 시즌 K리그 챌리지로 무대를 옮긴 대구FC가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사실 ‘과감한’이라는 단어가 모순된 표현이기는 하다.
당장 지난해 대비 살림살이가 1/3로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주축들이 대거 스쿼드에서 이탈했다. ‘과감함’도 ‘투자’도 대구의 현재와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대구FC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가치 있는 투자를 하고 있다. 명확한 목표가 있는 까닭이다.
↑ 대구FC가 브라질 출신 공격수 조나탄을 영입했다. ‘없는 살림’에도 돈을 썼다. 승격에 대한 의지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사진=대구FC 제공 |
조나탄은 결정력을 갖춘 최전방 공격수로 평가된다. 조나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서 진행한 입단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일본의 대학팀(츄코대, 큐슈공립대)과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총 9개의 슈팅을 시도, 무려 7골(유효슈팅 8개)을 터트리며 최덕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록 상대가 대학팀이라고는 하지만 범상치 않은 결정력이었다.
대구 구단 측은 “위치선정, 헤딩력, 결정력 모두 뛰어나다. 프랑스리그 아를 아비뇽에서 뛴 경력도 있어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도 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공격수 그리고 부족한 경험의 충전. 이것이 대구FC와 최덕주 신임 감독이 ‘없는 살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산 스트라이커를 영입한 이유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최덕주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전했다. 최 감독은 “주전들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신인을 10명이나 뽑았다. 스쿼드의 변화가 크고 무게감도 달라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동계훈련을 충실하게 소화했다“면서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현재 베스트일레븐은 K리그 클래식에서 뛰어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만나도 자신 있다. 대구와 붙는 팀들은 주의해야할 것”이라고 당당한 출사표를 밝혔다.
물론 불안한 면도 있다. 크게 접근할 때 2가지다. 땀과 시간만으로는 채우기 힘든 골 결정력 그리고 신인이라는 한계에서 나오는 경험부족이다. 최덕주 감독도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어리기 때문에 경험부족이 걱정이기는 하다. 결정력도 조금은 아쉽다. 포항에서 베테랑 노병준이 합류해 어느 정도 보완이 되겠으나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래서 우리도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할 생각”이라는 뜻을 전했다.
애초 대구FC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엄두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덕주 감독은 “지난해에 비해 구단 운영 예산이 1/3이나 줄었다”는 말로 여의치 않은 조언이었음을 설명했다. 여건도 여건이고, 어린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현실적으로 대처할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최덕주 감독은 “젊은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려보겠다. 대구FC 구단만의 색깔을 잡는 계기가 되어야한다”면서도 “하지만 올 시즌 우리의 당면과제는 승격이다.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하고자한다. 어린 선수들의 육성을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것이 나을 수 있으나 지금 우리는 클래식에 올라가기 위한 운영을 해야 한다”는 말로 승격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얼어붙은 K리그 현실이다. 외국인 선수를 1명도 쓰지 못하고 있는 포항을 비롯해 K리그 클래식 팀들도 허리 띠 줄이기가 당면과제다. 이런 와중 시민구단 대구FC가 승격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대구FC는 지난 22일, K리그 챌린지 1라운드 개막전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 광주FC를 2-1로 꺾었다. 2003년부터 K리그에 뛰어든 이래 개막전에서는 단 1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징크스를 깨면서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했다. 프로팀 감독은 운영은 처음인 최덕주 감독이나 대
현재로도 당당한 스쿼드라던 대구에 이제 외국인 공격수가 가세한다. 외국인이 무조건 플러스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감은 더 커진다. 결과는 지켜봐야겠으나 곧바로 승격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는 적극적인 행보가 반갑다. 팬들이 바라는 것은, 일단 의지와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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