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체력훈련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기초 체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넥센은 양보단 질을 선택했다. 훈련 시간과 뻔한 훈련법을 고수하지 않고 과감하게 개혁을 선언했다. 넥센은 선수가 운동하기에 적합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해냈다. 또한 이를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수행해냈다.
↑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부터 다르다. 넥센은 기초 체력훈련을 통해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강인한 몸 상태를 만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은 지난해 마지막 경기까지 치열한 혈전을 벌였다. 그러나 단 한 명의 부상선수도, 낙오자도 없었다. 겨우내 철저한 체력훈련을 통해 비축해 놓은 에너지를 위급상황 때 최대한으로 발산했다. 일단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완벽한 몸 상태로 만든 이후에 기술훈련에 돌입한 것이 그 비결이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선수들은 체중 불리기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지방이 아닌 근육량을 키웠다. 넥센 선수단은 체중이 늘어나면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렸다. 선수들의 체중 증가와 함께 오히려 파워와 스피드가 상승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동안 넥센 선수단의 겉모습을 본 상대팀 선수들이 이들의 체력관리 비법을 물어올 정도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는 “염경엽 감독은 러닝보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체력을 만들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즉, 선수들의 몸이 필요로 하는 훈련 방식을 채택해 집중력을 높였다.
해외 전지훈련 기간 동안 선수단 편의를 위해 오전·오후·야간으로 나뉘어 체력훈련을 진행했다. 주어진 필수 종목은 없었다. 다른 것을 꼽자면 보통 2시간 훈련하는 타 구단과 달리 넥센의 훈련 시간은 40분을 넘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 전부다.
또 하나의 성공 비결은 선수가 자진해서 훈련에 참가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넥센이 가장 흐뭇하게 생각하는 점이 바로 선수단의 자율의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주어진 훈련시간에만 나와 운동하면 되겠느냐. 선수 개개인의 정신력 차이로 성과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본인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코칭스태프가 강요할 수 없다. 도움을 줄 순 있지만, 선수 스스로가 해내야만 한다”며 “우리 선수들은 이 시스템을 흡수해 잘 도와주고 있다.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알아서 잘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력훈련의 효과를 본 선수를 모범답안으로 제시했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성공 사례가 있으면 따라하게 돼있다. 한 선수가 만들어지면 다른 선수는 쳐다보고 따라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는 “시켜서 하는 것은 아마추어다. 스스로 찾아 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우리 선수들은 먼저 찾아와 부족한 사항을 털어놓고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함께 고민했다. 절대 강요는 없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지난 시즌 넥센에는 단 한 명의 부상
스스로 깨우쳐가는 넥센은 튼튼한 체력을 밑바탕으로 기술을 향상시키고 있다. 주어진 시간을 적극 활용해 효율성이 높여가고 있기에 넥센을 올 시즌 우승후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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