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엔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호주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 LA다저스. 31일 샌디에이고 원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규시즌에 들어간다.
연봉 총액 2억 3500만 달러(약 2520억 원)로 전체 1위를 차지한 다저스, 이들은 정말 연봉대로 최강의 팀일까? 2014시즌 다저스에게 7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아마 이들은 이 7가지 문제로 시즌 내내 적지 않은 고민을 할 것이다.
↑ 푸이그와 켐프는 올해 다저스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 조미예 특파원 |
켐프, KEMVP일까 치어리더일까
이번 시즌 다저스 스프링캠프의 최고 화두는 맷 켐프였다. 오프시즌 기간 발목 수술을 받은 그는 스프링캠프 내내 재활에 몰두했고, 서서히 그 결실이 나오려 하고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은 켐프가 빠르면 부상자 명단 기간이 끝나는 4월초에 복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복귀 이후다. 켐프는 부상도 부상이었지만, 2012년 어깨 부상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세였다. 지난 시즌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처음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 51경기에서 타율 0.251 OPS 0.640으로 부진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아팠다. 헛스윙하다 어깨를 다치고, 베이스러닝을 대충하다 발목을 다치는 등 전반적으로 나사가 풀린 모습이었다.
과연 켐프는 부상 복귀 이후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탈까. 켐프는 지금 ‘KEMVP’와 ‘치어리더’의 기로에 놓여 있다.
푸이그, 정말 1번이 최선인가
매팅리 감독은 이번 시즌 푸이그를 1번 타자로 낙점했다. 나쁜 선택은 아니다. 지난 시즌 푸이그는 0.391의 나쁘지 않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인내심도 늘었다. 데뷔 후 2개월 동안 12개에 불과했던 볼넷도 8월 이후에는 24개로 많아졌다. 그에게 더 많은 타격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 정도로 봐줄 수 있다.
그러나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푸이그가 갖고 있는 타고난 신체적 능력을 리드오프로 쓰기에는 뭔가 아쉽다. 투수가 9번 타자를 맡아서 1번 타자가 선두타자로 나올 확률이 높은 내셔널리그라면 더욱 그렇다. 푸이그는 장차 팀의 중심타선을 맡을 재능을 갖췄다. 관건은 그만큼 성숙할 수 있느냐다.
↑ 디 고든(오른쪽)은 이번 시즌 주전 2루수로 나설 경기가 많아질 전망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유리베, 작년만큼 해줄까
다저스의 주전 3루수 후안 유리베는 팀에서 인정받는 선수다.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도 두 차례나 있으며, 성격도 좋아 핸리 라미레즈, 야시엘 푸이그같은 장난꾸러기들의 응석도 웃으면서 받아준다. 이곳에서 쓰는 말로 그는 ‘클럽하우스 가이’다.
문제는 성적이다. 2011년 다저스와 3년 계약을 맺은 유리베는 첫 두 해 143경기에서 타율 0.199 OPS 0.552라는 재앙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하며 ‘먹튀’로 전락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0.278 OPS 0.769의 성적을 냈고,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극적인 역전 2점 홈런까지 터트려 2년 계약 연장을 이끌었다. 유리베에게는 많은 것을 바라면 안 된다. 딱 작년 만큼의 활약을 해주면 된다.
불펜, 정말로 강해졌나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 대대적인 불펜 정비를 단행했다. 브라이언 윌슨을 붙잡았고, 크리스 페레즈, 제이미 라이트를 영입했다. 윌슨의 잔류와 페레즈의 합류로 다저스는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만 네 명이 모인, 무게감은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 불펜을 완성했다.
그러나 불펜이 정말 강해진 것인지는 시즌이 닥쳐봐야 확인할 수 있다. 마무리 경험이 있다는 것은 구속이나 구위가 정점은 아님을 의미한다. 이것을 ‘경험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시즌 첫 선을 보인 크리스 위드로, 호세 도밍게스 등 강속구 투수들도 아직은 불안하기만 하다. 다저스는 7-0으로 앞서던 경기를 결국 마무리 켄리 잰슨까지 올리게 만들었던 23일 호주 개막 2차전 경기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발진, 불안 요소는 없나
다저스의 선발진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만큼 튼튼하다. 사이영상 수상자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버티고 있고, 류현진도 이에 뒤처지지 않는다. 4~5선발 자리에도 댄 하렌, 조시 베켓, 폴 마홀름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8명의 선발 투수를 갖고 스프링캠프를 시작했음에도 선발진에 구멍이 난 지난 시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미 그레인키와 베켓이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으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어 매팅리의 속을 까맣게 태웠다.
↑ 유리베는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이 필요하다. 사진= MK스포츠 DB |
‘부자구단’의 압박감, 이겨낼 수 있을까
매직 존슨 다저스 공동 구단주는 최근 ‘ESPN’에 출연, 올해 다저스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다저스의 시즌은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하면 실패한 시즌이다. 지구 우승 하려고 2억 3500만 달러(약 2520억 원)의 돈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매팅리는 스프링캠프 도중 “지난해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올해는 편하게 대할 수 있다”며 ‘부자구단’의 압박감에 대해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이것도 성적이 괜찮을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지난해 한때 경질 직전까지 몰렸던 매팅리가 그 압박감을 어떻게 이겨낼지 주목된다.
그런데 대체 2루수가 누구지?
다저스는 호주 개막 2연전에서 저스틴 터너, 디 고든을 주전 2루수로 기용했다. 이어 알렉스 게레로를 마이너리그로 내렸다. 아직 25인 명단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 경기에서 나선 두 명이 2루수를 나눠 맡을 확률이 가장 높다. 상대 선
고든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무게를 늘리며 타격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286 OPS 0.802를 기록하며 진보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수비다. 호주 원정에서 보인 불안한 수비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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