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최용수 감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반전을 노렸던 산프레체 히로시마 원정에서 되레 패배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FC서울이 19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J리그 챔피언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F조 예선 3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 하파엘 코스타의 골로 동점을 만드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후반 33분 시오타니에게 또 한 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 FC서울이 산프레체 히로시마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체력도 떨어지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지난 8일 전남과의 K리그 클래식 홈 개막전에서 0-1 불의의 일격을 당하더니 이후 베이징 궈안과의 ACL 2차전(1-1)과 성남일화 K리그 원정(0-0)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쳤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답답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때문에 최용수 감독은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경기를 앞두고 “반전을 위해 꼭 승리가 필요하다”고 전의를 다졌다. 하지만, 결과는 승리도 무승부도 아닌 패배였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변화가 컸던 내부 상황을 감안한다면 어차피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요했던 서울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계속해서 가라앉고 있다는 것은 좋을 것 없는 일이다. 지난 시즌도 서울은 초반에 상당히 고생했다. 정규리그 8라운드에서야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때는 반전을 시켜줄 에이스들이 있었다. 데얀이나 하대성, 몰리나가 그 몫을 했으나 이제 그들이 없다. 페이스가 떨어지면 더 힘들다는 뜻이다.
최용수 감독도 알고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시즌을 앞두고 “올 시즌은 1승 1승이 간절하다. 많은 골을 터뜨릴 수 없을 것이다. 1-0 경기가 많이 나와야한다”면서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를 통해 분위기를 끌어올려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좀처럼 이기는 경기가 나오지 못하면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분위기 저하가 아픈 것은 이것이 체력저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스쿼드가 얇아진 서울은, 지난해보다 더 많이 뛰고 있다는 보이지 않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날카로운 패스(하대성)와 결정적 슈팅(데얀) 능력을 가진 이들이 빠지면서 유기적인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2014년의 서울은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큰 경기 운영을 펼치고 있다.
더 많이 뛰고 더 정확한 연결을 위해 집중력을 가져야한다. 이런 내용을 ACL과 K리그를 병행하면서 펼치고 있으니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 해도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히로시마전에서 원치 않은 패배를 당하면서 공기가 더 무거워졌다. ACL 첫 패배와 함께 선수들의 체력소모도 커졌다. “올 시즌이 진짜 중요한 시험”이라고 고난을 예상했던 최용수 감독의 초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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