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9일 SK와 시범경기 9회, KIA는 2-7로 뒤지고 있었다. 4안타에 그쳤던 터라, 5점차 뒤집기도 벅찼던 상황.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희망을 품기에는 9회 수비가 참으로 길었다.
맞고 또 맞고, 투수를 교체해도 난타는 멈추지 않았다. 아팠지만 SK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있던 KIA 선수단이나 KIA 팬이나 참으로 기나긴 시간이었다. 어느새 역전에 대한 희망은 사라졌다. 그저 경기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만 간절했을 것이다.
↑ 고개 숙인 선동열 감독. KIA는 19일 SK와 시범경기에서 9회에만 11실점을 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
KIA는 9회 이대환을 호출했다. 하루 전날 경기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던 이대환을 선동열 감독은 다시 한 번 점검했다. 그런데 이대환에겐 최악의 하루였다. 눈도장을 찍긴 했지만, 매우 부정적으로 찍혔다.
이대환은 첫 타자 김상현을 시작으로 SK 타자들에게 줄줄이 안타를 맞았다. 안타, 안타, 안타, 안타, 안타였다. SK는 김상현, 한동민, 박계현, 박진만, 김성현 등 5명이 연속 안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에 김재현마저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아웃카운트 1개를 잡기가 참 어려웠다.
이대환은 임훈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힘겹게 첫 아웃카운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강판됐다.
이대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준표 또한 아웃카운트를 잡기까지 참 많이 맞았다. 이대환보다 더 처참했다. 이재원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한 걸 시작으로 연속 7안타를 허용했다. SK 타자들이 친 타구는 예외없이 외야로 깨끗하게 날아갔다. 루상에는 SK 주자들로 가득 찼고, 홈플레이트에는 발자국이 늘어났다.
박준표가 김재현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KIA는 힘들게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SK의 9회 16번째 타자인 임훈이 멀리 때
아웃카운트 3개를 잡기까지 안타 12개와 볼넷 1개를 내줬고, 무려 11점을 허용했다. KIA의 뒷문은 어제(8회 이후 6실점)에 이어 오늘도 조용한 순간이 없었다.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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