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화수분 야구. 과거 두산 베어스의 전유물이었던 단어다. 그러나 이젠 잠실에서 목동으로 넘어온 듯하다.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도 가장 뜨거운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지난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던 넥센은 시범경기를 통해 가능성 있는 새 얼굴들이 튀어나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 14일 목동 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1회 말 무사 1루에서 넥센 강지광이 안타를 치고 진루한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바로 시범경기 홈런 1위(3개)를 질주 중인 강지광(24). 2009년 LG에 입단할 당시만 하더라도 투수였으나 팔꿈치 부상 때문에 군복무를 마친 지난해 타자로 전향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8일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두산과의 경기에서 첫 홈런을 신고한 그는 13일 SK와의 경기에서 조조 레이예스를 상대로 멀티홈런을 때려내며 거포 예약을 마쳤다. 특히 첫 타석에서 때려낸 홈런은 몸쪽으로 낮게 들어오는 142km직구를 밀어서 우측담장으로 보낸 것이라 강지광의 손목 힘이 엄청나다는 것이 간접적으로 증명됐다.
↑ 14일 목동 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넥센 조상우가 6회 초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타자 쪽에서 강지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면 투수 쪽은 조상우(20)다. 지난해 대전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조상우는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불안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시속 150km가 넘는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2경기에서 2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제구 불안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여기에 올 시즌 신인 1차 지명선수인 임병욱이 14일 SK전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대형 유격수로서의 가능성을 엿보였다.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에 넥센의 분위기는 한층 고무돼 있다.
넥센의 화수분 야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넥센은 올 시즌부터 2군 거점을 전남 강진베이스볼파크에서 경기도 화성시
로 옮겼다. 화성으로 옮기면서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군에도 네이밍마케팅을 도입해 화성 히어로즈로 운영된다. 접근성과 시설면에서 강진보다는 나은 조건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지난해 넥센의 상승세도 한현희와 같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 덕분이었다”며 “넥센의 2군이 강해지면 더욱 볼 만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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