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3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전북 현대의 독주에 제동을 걸 후보로 꼽힌 건 울산 현대였다. 그리고 울산은 그 기대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3연승을 내달렸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2승 1무의 전북보다 페이스가 더 좋다.
↑ 울산은 2014시즌 3연승 행진을 달렸다. ‘1강’ 전북보다 초반 성적이 좋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
상대도 하나같이 ‘강팀’이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해 프로축구 사상 첫 K리그와 FA컵 더블을 달성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났던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는 2012-13시즌 A리그 우승팀이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도 지난해 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우승 꿈을 좌절시키면서 J리그 3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강팀만 골라 만났는데도, 예외없이 승점 3점을 땄다.
물론, 완벽한 건 아니었다. 경기 내용은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허리 싸움에서 밀렸고, 공격도 세밀함이 떨어졌다. 웨스턴 시드니전에서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실점하며 끌려다녔는데, 전반 35분 김신욱의 동점골이 터지기 전까지 콱 막혔다. 그 골도 행운이 많이 따른 골이었다. 포항전과 가와사키전에서도 결승골이 나오기 전까지 주도권을 빼앗겼고, 위기의 연속이었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렸고, 공격 전개도 원활하지 않았다.
얼핏 ‘꾸역꾸역’ 이기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조민국 감독 또한 포항전과 가와사키전을 마친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운이 따랐다”라는 발언을 했다. 그렇다고 울산의 3연승이 ‘운’만 따랐기에 가능했던 건 아니다. 운도 실력이다. 그 운을 가져갈 저력을 지녔다.
실상 울산은 매번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경기장 사정도 좋지 않았다. 웨스턴 시드니전과 가와사키전에는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빗줄기가 굵어, 원하는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가 없었다. 또한, 포항전에도 김신욱, 이용, 김승규 등 국가대표 3인방을 선발로 내세웠는데 이들은 경기 하루 전날 귀국했다. 제대로 손발도 맞추지 못하고 경기에 투입했다.
그럼에도 울산은 승리를 쟁취했다. 골키퍼 김승규의 눈부신 선방도 있지만 그 앞의 수비도 철퇴축구다운 단단함을 갖췄다. 울산은 269분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대의 공세를 차단하면서 몇 차례 주어지지 않은 기회를 살리는 엄청난 집중력과 골 결정력을 발휘했다. 울산은 크로스바 2번과 골포스트 1번을 맞췄는데, 이게 다 골로 연결됐다면 득점은 총 9골로 늘었을 것이다.
특히, 끌려다니는 가운데 흐름을 뒤바꾸는 골이었다. 그리고 첫 골이 들어가면 곧바로 추가골이 이어졌다(포항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김신욱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췄다). 골이 터지면 봇물이 터졌다.
울산은 현재 완벽하지 않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의 공격 가담 비중을 늘려, 재미있고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