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전북현대가 개막전에서 부산을 완파하고 서전을 장식했다. 전북은 8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아이파크와의 2014 K리그 클래식에서 전반 한교원, 후반 정혁과 레오나르도의 골을 합쳐 3-0 완승을 거뒀다.
부담은 전북이 더 컸던 경기다. K리그 클래식 참가 12개팀 중 8개팀 감독이 ‘우승 0순위’로 꼽았을 정도로 전북은 ‘공공의 적’이 된 분위기다. 최강희 감독은 “군에 입대한 선수들의 보강 차원의 영입이 많았고,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보다 영입 작업이 일찍 끝나 도드라졌을 뿐이다. 모든 팀이 백중세인데 우리만 부각되는 것 같다”는 말로 부담감을 토로했으나 형성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 강력한 우승후보 전북이 부산과의 개막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초반에는 고전했으나 첫 골 이후 특유의 닥공 본능이 폭발하며 완승을 거뒀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경기 초반 흐름은 양측의 다른 ‘부담’이 영향을 끼친 모양새였다. 전체적으로 전북은 홈 팬들 앞에서 펼쳐지는 개막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한다는 각오가 조급함 혹은 성급함으로 드러났다. 최강희 감독이 초반 내내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며 침착하라고 말한 이유다. ‘전북맨’으로 데뷔전을 치르던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 역시 마찬가지 제스처를 취했다.
상대적으로 부산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었다. ‘닥공’ 전북을 맞아 마냥 수비만 취하는 것도 아니었고, 정상적인 경기 운영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허리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전북의 강점인 측면도 쉽사리 허용치 않았다. 전북의 수비실수를 이용해 슈팅 기회를 잡기도 했다. 최은성 골키퍼는 2~3차례 몸을 날려야했다. 끈끈한 조직력으로 전북 선수들을 답답하게 만들었고, 자신들이 공격할 때는 적절했다.
이 흐름이 전반 초중반까지 지배했다. 때문에 전반이 끝나기 전 한교원의 선제골은 전북으로서 값진 득점이었다. 전반 38분 박원재가 왼쪽 측면에서 높이 띄운 볼을 부산 수비 김응진이 깨끗하게 걷어내지 못한 게 빌미였다. 헤딩 뒤 높이 솟구쳐 뒤로 흐른 것을 박스 안 오른쪽에서 한교원이 잡았고,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오른발 하프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에서 이적한 한교원의 데뷔골이었다.
첫 골로 부담을 덜면서 예열을 마친 전북에게 후반 2분 터진 추가골은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후반 2분 만에 추가골이 나왔다.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혼전 양상이 펼쳐졌을 때 정혁이 이를 잡아내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을 통과했다. 장신 이범영이 어찌할 수 없는, 코스가 워낙 좋았다. 정혁은 골을 성공시킨 후 이날 경기를 지켜보러 온 어머님을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날렸다.
2골을 뽑아낸 이후로는 그야말로 ‘닥공’ 모드였다.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전북 선수들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특유의 공격 본능을 완전히 뽐냈다. 이동국과 이승기 등이 수시로 부산 골대를 노렸다. 벤치에서도 닥공에 부채질을 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16분 카이로를 빼고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측면자원 레오나르도가 투입되면서 전북의 전방은 이동국 원톱으로 변화됐다. 1분 뒤에는 김남일 대신 최보경을 넣었다. 옵션은 다양했다.
교체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후반 22분, 이승기가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힐 패스한 것을 레오나르도가 논스톱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연결해 다시 한 번 이범영 골키퍼를 좌절케 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승기 대신 마르코스를 투입하는 다양한 실험으로 경기를 마무리했고 스코어 3-0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 2월26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ACL 1차전에 이어 연속 3-0. 과연 닥공은 닥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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