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스날은 이대로 추락할까. 2004-05시즌 FA컵 우승 이후 정상을 밟지 못했던 포병부대의 ‘무관’ 세월은 더 길어질까. 3월 들어 악몽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스날이 중대 기로에 섰다.
2003-04시즌 이후 10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꿈꿨던 달콤함은 사라졌다. 실타래가 꼬이더니 3월 들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스토크 시티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3위로 미끄러졌다.
↑ 벵거 감독의 아스날은 3월에 찾아온 최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추격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지난 주중 A매치 데이는 아스날에게 더 큰 시련을 안겼다. 미드필더 윌셔와 수비수 코시엘니가 성치 않은 몸으로 돌아왔다. 가뜩이나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이 온전치 않은데 ‘손실’만 더 늘었다. 벵거 감독으로선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갈 따름이다.
그런 가운데 ‘운명’이 걸린 한판을 치러야 한다. 8일 오후 9시45분 열릴 예정인 FA컵 8강 에버트전은 아스날의 한해 농사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3월 들어 FA컵 경기를 치른 게 참 오랜만이다. 그동안 FA컵은 ‘조기 탈락’이 익숙했던 아스날이다.
FA컵은 현실적으로 아스날이 우승트로피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회다. 선덜랜드, 위건, 셰필드 유나이티드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팀이 있지만, 경계할 수준의 팀은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에버튼이다. 에버튼을 넘어서면, FA컵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단순히 ‘FA컵’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아스날은 FA컵을 마치면, 곧바로 독일행 비행기에 탑승한다. 바이에른 뮌헨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0-2로 패했으니 패색이 짙지만, 아스날은 1년 전 뮌헨에서 2골차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좋은 기억은 있지만 반등의 계기가 필요한 시기고 그게 바로 에버튼전이다.
아스날에게 3월은 ‘고난의 행군’이다. 독일에서 돌아오면, 토트넘전(원정)-첼시전(원정)-스완지 시티전(홈)-맨체스터 시티전(홈)으로 이어지는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 4경기를 그르치면, 아스날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은 또 다시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좌절될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아스날이 라이벌을 차례로 꺾고 승점을 쌓는다면, 매우 흥미진진한 우승 레이스가 펼쳐질 터다.
흥미롭게도 아스날은 최근 3월만 되면 힘을 펄펄 냈다. 지난 5시즌 동안 총 공식 27경기를 가져 18승 4무 5패를 기록했다. 1승 2무 2패로 부진했던 2010-11시즌을 제외하고는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무패는 없었지만 대부분 1패였다. 아스날은 올 시즌 3월 이미 한 번 졌다. 어쩌면 ‘3월에 강했다’는 특성은 심란한 아스날에게 비빌 언덕이다.
그렇지만 2010-11시즌처럼 고꾸라질 수도 있다. 그 시즌 3월의 부진이 4,5월(2승 4무 3패)까지 이어졌고 결국 아스날은 또 들러리가 됐다. 그와 같은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른다. 아스날로선 떠올리기조차 싫은 옛 기억이다.
운명의 3월이다. 그리고
※아스날의 지난 5시즌 3월 공식 경기 성적
2012-13시즌 | 3승 1패
2011-12시즌 | 5승 1패
2010-11시즌 | 1승 2무 2패
2009-10시즌 | 4승 2무
2008-09시즌 | 5승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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