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러시아는 강했다. 100% 전력을 가동하니 4개월 전의 러시아와는 달랐다.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제친 게 놀랍지 않을 정도였다.
러시아는 5일(한국시간) 아르메니아를 꺾었다. 이름값에선 아르메니아가 떨어지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러시아 22위-아르메니아 30위) 차이는 8계단 밖에 나지 않는다. 그런 아르메니아를 압도했다.
↑ 모든 카드를 꺼낸 카펠로 감독의 러시아는 강했다. 강한 압박으로 볼을 뺏은 뒤 짧은 패스로 간결하게 공격을 펼쳐나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그리고 정예 멤버를 갖춘 러시아는 매우 강했다. 공격, 허리, 수비의 3선은 균형이 상당히 잘 잡히면서 안정감을 갖췄다. 중원에서 강한 압박으로 아르메니아의 예봉을 꺾었다. 볼을 뺏기면 2,3명이 적극적으로 에워싸면서 다시 뺏는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태클도 과감했고 정확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러시아의 공격이었다. 유기적인 짧은 패스로 공격을 풀어갔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았고, 사메도프와 지르코프, 시로코프의 중앙 침투가 날카로웠다. 그렇게 해서 두 번째 골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패스 2,3번 만에 측면에서 반대편 측면으로 재빠르게 방향을 전환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첫 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펼치다가 짧은 패스 3번 만에 오른쪽 측면을 파고드는 사메도프에게 연결됐고, 사메도프는 정확히 크로스를 올려 코코린의 선제골을 도왔다. 볼을 끌지 않고 동료에게 패스하며 공격의 속도를 끌어올린 게 위협적이었다.
한국전에서 나타났듯, 역습 능력도 빼어났다. 볼을 빼앗은 뒤 재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데, 공간이 생기면 지체없이 슈팅을 날렸다. 볼을 끄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팀’을 강조하는 카펠로 감독의 색깔도 잘 묻어났다. 공격 지역에서 욕심을 내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후반 5분 좋은 기회가 찾아왔지만, 자고에프와 코코린은 더 좋은 위치의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러시아의 뒷문도 단단했다. 지난해 A매치 10경기 가운데 8경기에서 실점을 했는데, 이날은 무실점을 했다. 특별히 큰 위기는 없었다. 수비라인의 스피드는 떨어졌지만 강한 압박과 터프한 방어로 아르메니아 공격진을 봉쇄했다.
아르메니아는 브라질월드컵 예선에서 덴마크, 체코를 이기고 이탈리아와 비기는 등 공격력이 만만치 않다. 그런 아르메니아에게 결정적인 슈팅 기회조차 허용치 않았다.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아르메니아가 러시아보다 강한 상대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