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원정팀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6경기 가운데 5경기를 원정팀이 웃었다. 83.3%의 확률이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그 ‘공식’을 깬 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맨유는 26일 오전(한국시간) 올림피아코스 원정에서 0-2로 졌다. 충격패다. 올림피아코스가 그리스 리그 1위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였다. 16강 진출팀 가운데 최약체로 꼽혔다. 올림피아코스 원정길이 악명 높다지만, 맨유는 지금껏 그리스에서 눈물 흘렸던 기억이 없었다.
↑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기록 파괴자로 불린다. 각종 기록이 다 깨지고 있는데, 맨유의 그리스 원정 무패 기록도 깨졌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은 조별리그 1위 팀과 2위 팀의 대결 구도로 펼쳐진다. 1위 팀이 2차전 홈 개최권을 갖는 ‘어드밴티지’가 있다. 1차전 원정팀은 조별리그 1위 팀인 것이다. 그리고 그 장점을 살려 8강에 진출했다. 지난 2시즌 동안 조별리그 1위 팀이 8강에 오른 확률은 75%였다.
그렇지만 1차전은 꼭 ‘산전수전’을 겪었다는 게 특징이다. 2011-12시즌에는 조별리그 1위 팀이 16강 1차전을 이긴 건 바르셀로나 밖에 없었다. 1승 3무 4패로 형편없었지만 홈 2차전에서 짜릿한 뒤집기를 했다. 2012-13시즌에는 3승 3무 2패로 나아지긴 했지만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양상이 달라졌다. 조별리그 1위 팀이 초강세를 나타냈다. 실력으로 원정의 불리함을 극복했다.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을 비롯해 바르셀로나, 도르트문트, 파리생제르망,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모두 적지에서 웃었다. 1골차 신승도 있었지만 4골차 대승도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 맨유만 졌다.
지난 2시즌 동안 적어도 조별리그 1위를 하고도 떨어진 2팀이 있었다. 지난 시즌 맨유가 그랬다. 올림피아코스전 패배로 2시즌 연속 조
더욱이 맨유의 패배로 축구종가의 자존심도 구겨졌다. 맨유를 비롯해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가 모두 첫 판을 졌다. 첼시가 남아있으나 27일 또 따른 악명 높은 갈라타사라이 원정을 치러야 한다. 자칫 대거 조기 탈락으로 잉글랜드에겐 UEFA 챔피언스리그가 남의 잔치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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