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상암) 임성일 기자] 지난 시즌 결승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에게 아쉽게 우승컵을 내주고 준우승을 차지한 FC서울이 2014시즌 ACL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우려의 시선이 적잖았던 첫 경기였으나 준수한 결과를 얻었다.
FC서울이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호주)와의 2014 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라운드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31분 에스쿠데로가 얻어낸 PK를 새로 영입한 스페인 출신의 수비수 오스마르가 왼발로 득점을 성공시켰고 후반 10분 김치우의 도움을 받은 윤일록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 FC서울이 2014시즌 ACL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우려의 시선이 적잖았던 첫 경기였으나 준수한 결과를 얻었다. 사진(서울 상암)= 한희재 기자 |
2010년과 2012년 K리그 우승과 2013년 ACL 준우승의 일등공신이라 부를 수 있는 주축들이 모두 빠지면서 변화는 불가피했다. 최용수 감독은 “좋았던 지난 3년을 모두 잊어야한다. 백지상태에서 초심으로 돌아가야한다”면서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도전의지가 강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이제는 이기는 축구, 승리하는 축구를 펼칠 것”이라는 각오도 전했다. 화려함을 버리고 실리를 추구해야한다는 현실인식이었다.
센트럴코스트와의 첫 경기는 그 다짐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첫 단추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오스마르-김진규-김주영 스리백을 중심으로 한 수비는 크게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지 않았다. 최용수 감독이 선언한 “안정적인 수비를 기반으로”와 부합한 내용이다. 물론 센트럴코스트의 공격력이 그리 날카롭지 않았다는 것은 감안해야할 점이다.
공격력은 확실히 예전에 비해 무뎌진 게 사실이다. 점유율을 높이면서 무리한 공격을 자제한 영향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빈도가 많거나, 플레이가 화려하거나,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위력적인 맛은 떨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후반 10분 윤일록의 추가골을 상당히 고무적이다. 김치우가 왼쪽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에스쿠데로가 그냥 흘려버리면서 수비수를 현혹시켰고 이를 윤일록이 쇄도하며 마무리했다. 올 시즌 FC
윤일록의 두 번째 득점과 함께 몸도 풀리고 자신감을 챙긴 FC서울 선수들은 전반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세포들을 깨울 수 있었다. 선수단의 변화와 포메이션의 변화 등으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FC서울의 시즌 개막전은 시선을 기대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