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AC 밀란이 겨울 이적시장 막바지 아델 타랍을 임대 영입할 때만 해도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컸다.
박지성과 함께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잉글랜드)에서 함께 뛸 때, 그의 ‘이기적인 플레이’에 학을 뗀 이들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QPR에서 풀럼 임대 이적을 했지만 최악의 영입이었다. 르네 뮬렌스틴 감독은 공개적으로 전력 외 선수로 분류하기도 했다.
↑ 아델 타랍은 AC 밀란 이적 후 공식 4경기를 뛰었고 2골을 넣었다. 추락하던 AC 밀란은 타랍의 가세 후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그러나 보기 좋게 빗나갔다. 타랍이 달라졌다. 오랫동안 볼을 질질 끌고, 무모하게 개인 드리들 돌파를 감행하던 ‘나쁜 선수’ 타랍은 로쏘네리에서 보이지 않았다. 타랍은 AC 밀란 이적 후 2골을 넣으며 빠르게 적응했다. 이젠 클라렌스 세도르프 감독의 신뢰 속에 왼쪽 측면 공격을 담당하고 있다. 1달 전과 비교하면, ‘인생 역전’이다.
23일(현지시간) 세리에A 삼프도리아전은 달라진 타랍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이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타랍은 전반 12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AC 밀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중위권에서 갈 길 바쁜 AC 밀란(승점 35점)에게 귀한 승점 3점을 안겼다. 6위 헬라스 베로나(승점 39점)를 승점 4점차로 따라잡으면서 다음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의 꿈을 키웠다.
단순히 골만 넣은 게 아니다. 타랍을 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AC 밀란의 공격 활로를 뚫었다. QPR에서 보여줬던 ‘이기심’은 보이지 않았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축구를 했다. 폭넓은 활동량과 함께 꽤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다. 또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등 ‘착한 선수’로 바뀌었다.
타랍의 가세로 추락하던 AC 밀란도 반등을 했다. 타랍 이적 후 세리에A에서 2승 1패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졌지만 골대 불운에 시
밀라노에 온 지 아직 1달도 안 됐지만, ‘행운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꿀 영입’으로 바뀌고 있다. AC 밀란은 완전 이적 옵션 조항도 갖고 있는데, 타랍의 밀라노 생활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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