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 18일간의 열전을 모두 마쳤다.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3위를 기록해 목표했던 종합 10위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특히 각 종목에서 등장한 ‘신예’ 스타들은 이번 대회에서 4년 뒤 있을 평창 대회의 전망을 밝게 했다.
‘뜨는 별’이 있으면 ‘지는 별’도 있는 법.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어김없이 떠오르는 스타가 있는가하면,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스타들도 있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뜨는 별’과 ‘지는 별’들을 정리해봤다.
▲평창이 더 기대되는 재목들
심석희(17·세화여고)는 이번 대회가 배출한 한국 최고의 스타다. 첫 올림픽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대표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떠올랐다. 심석희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 1500m와 1000m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계주에서 보여준 막판 스피드와 힘, 집중력이 인상적이었다. 반 바퀴 남은 상황에서 중국의 리 지안루를 제치며 1위로 골인하는 장면은 온 국민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점을 감안 한다면 4년 후 평창 대회가 더욱 기대되는 재목임에 틀림없다. 2관왕에 오른 박승희(22·화성시청) 역시 이번 대회에서 3개의 메달(금2 동1)을 획득하며 대표팀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2010 벤쿠버대회에서 이미 동메달 2개를 따낸 박승희지만, 이번에야 말로 확실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신예’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선배 이승훈(26·대한항공)과 함께 경기에 나선 주형준(23)과 김철민(22·이상 한국체대)은 첫 올림픽 출전에 ‘은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동갑내기 최재우(20)와 윤성빈(20·이상 한국체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첫 올림픽이라 비록 메달을 따내진 못했지만, 평창에선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모굴스키의 ‘신성’ 최재우는 결선 2라운드까지 진출하며 대회 12위를 기록했고, ‘겁 없는 신인’ 윤성빈도 스켈레톤 종목에서 16위를 마크했다. 이들은 각각 설상과 썰매 종목에서 한국 올림픽사상 역대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켰던 컬링도 소치에서 선전했다. 세계랭킹 10위로 당초 난관이 예상됐지만 일본, 러시아, 미국을 차례로 꺾으며 첫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눈도장 찍은 해외스타들
리프니츠카야(15)는 소치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예 스타로 떠올랐다.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차지한 리프니츠카야는 올해로 만 15살이 되는 어린 소녀로 이번 올림픽 최연소 참가자다. 그녀는 어린 나이답지 않게 과감한 연기와 점프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홈팀 러시아의 편파판정으로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역시 소치가 낳은 깜짝 스타 중 한명이다. 그녀는 싱글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기술과 예술 부문 모두에서 다소 미흡한 점을 보였다. 특히 이들 러시아 신인들은 한국의 김연아와 대결구도를 이뤄 국내 팬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남자 스타도 있다. 남자 피겨 싱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하뉴 유즈루(20)가 대표적이다. 그는 일본에 유일한 금메달을 안기며 단숨에 스타로 급부상해 국내 팬들까지 확보한 상태다. 남자 스키 활강에서도 스타가 탄생했다. 오스트리아의 ‘신예’ 마티아스 마이어(23)는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지난 시즌 우승경험 없이 13위에 그쳤지만, 압도적인 기록(2분6초23)으로 이번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잘가요! 이규혁 & 김연아
6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빛나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36·서울시청)과 ‘피겨여왕’ 김연아는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치르며,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이번 대회 개회식과 폐막식 기수로 나선 ‘맏형’ 이규혁은 이번 대회에서도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500m와 1000m에 출전해 각각 18위, 12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연아(24·올댓스포츠)는 피겨 싱글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여전한 기량으로 전 세계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소치서 은퇴한 해외스타는?
러시아는 유독 떠오른 스타만큼이나 은퇴한 선수가 많았다. 러시아 루지의 ‘전설’ 알베르트 뎀첸코(43)는 끝내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뎀첸코는 이번 대회에서도 러시아 대표로 팀 계주에 참가해 2분46초679의 성적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7번의 올림픽에서 3개의 은메달을 따냈다. 뎀첸코에 앞서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센코(32)는 이번 대회에서 부상으로 인해 기권하는 등 소동을 빚고, 은퇴를 선언했었다. 그러나 최근 말
아사다 마오(23·일본) 역시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치렀다. 그녀는 3월 있을 선수권대회 이후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다. 은퇴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올림픽 3연패에 실패한 ‘베테랑’ 샤니 데이비스(32·미국)는 이번 대회 노메달에 그치며 ‘지는 별’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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