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아, 안현수” 러시아 “오, 빅토르”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올림픽 3관왕을 바라보는 한국과 러시아의 엇갈린 반응이다. 한국은 에이스 부재에 울었고, 러시아는 에이스 한 명에 웃었다.
↑ 한국과 러시아의 두 에이스 신다운과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2014 소치동계올림픽 성적은 엇갈렸다.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아니 예고된 참사였다. 남자 쇼트트랙은 불안감을 안고 소치로 향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에이스로 떠오르던 노진규(22‧한국체대)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흔들렸다. 이호석(28‧고양시청)이 맏형으로 긴급 수혈됐고,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 신다운(21‧서울시청) 김윤재(24‧성남시청)가 메달 사냥을 위해 나섰다.
그러나 남자 쇼트트랙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다. 신다운이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지만, 약점으로 지적됐던 잦은 실수가 많았고 압도적인 레이스도 보여주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넘어지는 불운도 있었지만, 상대 선수를 뒤쫓다 끝난 레이스가 대부분이었다. 막판 승부사로 치고 나갈 에이스의 심각한 부재였다.
반면 여자 쇼트트랙은 달랐다.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여고생 괴물’ 심석희(17‧세화여고)가 쇼트트랙 여왕 대관식을 치렀고, 박승희(22‧화성시청)가 든든한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여자 3000m 계주에서 심석희의 막판 스퍼트와 1000m에서의 박승희-심석희가 보여준 팀워크는 두 에이스가 펼친 환상적인 레이스였다.
에이스의 존재감은 한국이 아닌 러시아에서 확실히 부각됐다. 안현수 한 명이 바꾼 러시아 남자 쇼트트랙의 시너지 효과는 엄청났다. 러시아는 남자 쇼트트랙에서만 메달 5개(금3‧은1‧동1)를 석권하며 쇼트트랙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러시아의 에이스인 안현수는 혼자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휩쓸며 2006 토리노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3관왕을 차지했다. 안현수가 보여준 에이스의 존재감은 월등한 기량으로 따낸 개인전이 아닌 5000m 계주에서 무한한 빛을 발했다. 안현수가 올림픽 영웅으로 환대 받은 러시아는 이미 쇼트트랙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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