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4)가 러시아 관중을 침묵시켰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여왕의 클래스’로 오히려 탄성을 이끌어냈다.
김연아는 역시 ‘강심장’이었다. 두 번째 올림픽. 전세계가 주목한 엄청난 기대감. 웜업 때 긴장돼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을 정도의 부담감도 김연아의 연기를 방해할 변수는 되지 못했다.
↑ 올림픽 2연패 전망을 밝힌 김연아의 환상적인 무결점 연기. 사진(소치)=옥영화 기자 |
그러나 김연아의 이번 대회 쇼트 점수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인 78.50점에 미치지 못했다.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점수였다. 특히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가산점을 1.50점밖에 받지 못했다. 최소 2점 이상 3점까지 나올 수 있는 기술이었다.
김연아의 쇼트 점수는 이후 연기를 펼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박했다. 형평성 없는 판정 기준의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깔끔한 연기로 2위에 오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가 기술점수 39.09점, 예술점수 35.55점을 받아 74.64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김연아보다 기술점수에서는 0.06점 높았고, 예술점수도 0.34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3위에 오른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도 기술점수 37.49, 예술점수 36.63를 합쳐 74.12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보다 예술점수에서 0.74점이나 높은 점수를 받아냈다.
러시아의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도 트리플 플립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하고도 기술점수(TES)는 33.15점, 예술점수(PCS)는 33.08점에 감점 -1.00점을 더해 65.23점을 얻어 5위에 랭크됐다. 리프니츠카야는 트리플 악셀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저지르며 올 시즌 최저 점수인 아사다 마오(24)의 55.51점(기술점수 22.63점, 33.88점)보다 무려 9.72점이나 높았다.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채점 기준을 적용한 심판 판정의 불리함 속에서도 김연아는 오롯이 빛났다. 전세계가 인정한 김연아의 연기는 아쉬움이 남는 쇼트 점수에도 불구하고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금메달 유력 후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출전해 완벽한 연기를 펼
김연아는 21일 오전 0시부터 시작하는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역사적인 올림픽 2연패 도전에 나선다. 올림픽 전 전망대로 김연아는 마지막 프리에서도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 나선다. 다행히 가능성은 밝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