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윤석민(28)의 선발 도전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외부변수로 윤석민의 입지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됐다.
지난해 볼티모어는 평균자책점이 ML 23위였는데, 수비를 배제한 평균자책점인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에서는 전체 29위에 머물렀다. 투수들의 성적도 그나마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에 기인한 허수가 있었다. 더욱이 나름대로 공고한 1~3 선발에 비해서 4,5선발 자리는 경쟁을 통해 충분히 선발 자리를 노려볼 만큼의 변수가 있었다. 하지만 우발도 히메네스(30)라는 대형 선수의 영입에 윤석민의 상황도 한층 더 치열해지게 됐다.
↑ 윤석민이 우발도 히메네즈의 팀 합류로 8대1의 선발 서바이벌 경쟁을 벌이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선발 보직을 원하는 윤석민은 이 계약으로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됐다. 공석이 최대 한 자리인 것과 두 자리인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동시에 히메네즈에게 밀려난 기존 선발 요원들마저 추가로 5선발 경쟁에 가세한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앞서 볼티모어의 지역 언론 ‘볼티모어 선’은 스프링캠프서 경쟁을 펼칠 5선발 후보들로 윤석민을 포함해 7명의 투수를 꼽으며 선발 배당률도 공개했다. 대상은 1위 잭 브리튼(3-1)부터 알프레도 아세베스(5-1), 케빈 가우스먼(8-1), 윤석민(10-1), 브라이언 매튜츠(12-1), 스티브 존슨(15-1), T.J 맥페어랜드(20-1)순의 7명이다.
해당 매체는 여기에 지난해 원투펀치였던 크리스 틸먼(16승 7패 평균자책점 3.71)과 미겔 곤잘레스(11승 8패 평균자책점 3.78), 대만 투수인 천웨이인(7승7패 4.07)과 지난 시즌 중 휴스턴에서 이적해왔던 버드 노리스(10승12패 평균자책점 4.18)를 확정된 1~4선발로 봤다. 하지만 히메네즈가 합류한다면 노리스가 밀려날 공산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노리스까지 총 8명의 후보가 선발 단 한 자리를 놓고 경합하게 되는 셈이다. 그 중 위협적인 경쟁자는 노리스, 가우스먼, 브리튼 3명 정도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노리스는 지난 시즌 중반 볼티모어로 팀을 옮기기 전까지 휴스턴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볼티모어로 옮기고 나서는 4승3패 평균자책점 4.80으로 부진했다. 특히 피안타율이 2할9푼8리에 달했고 볼넷도 50⅔이닝 동안 24개나 될 만큼 매우 많았다. 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캠든야즈에서 약했다. 지난 시즌 전체 커리어가 하향세였다는 점과, 휴스턴이 쉽게 노리스를 포기한 부분에서 기대치가 높지는 않다. 볼티모어에서도 코칭스태프들에게 완전한 믿음을 주지 못해 잠시 선발진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최약체 휴스턴 마운드였다고 할지라도 개막전 선발을 맡을 만큼의 경험이 있는 만큼 단연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선수다.
일단 브리튼은 촉망받는 유망주 출신의 좌완투수로 지난해 단 8경기(7경기 선발)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지난 2011시즌 11승11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선보였지만 이후는 기대치만큼 도약하지 못하고 정체된 모습. 하지만 선발진의 공석이 생긴다면 단연 높은 순위의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트리플 A에서는 6승5패 평균자책점 4.27의 성적을 냈다.
가우스먼은 앞의 두 사람에 비하면 경력은 일천하지만 장래성만을 놓고 보면 가장 위협적인 상대다. 올해 23세인 가우스먼은 볼티모어가 2012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한 특급 유망주다. 지난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승격해 20경기(5선발)서 3승5패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패스트볼 구위를 자랑하는 우완투수로 제구와 운영 능력 등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이를 보완한다면 향후 볼티모어의 1,2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른 시기에 올린 감이 있어,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게 할 가능성도 있지만 시범경기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깜짝 선발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외의 해당 순위에 오른 경쟁후보들은 사실 큰 위협은 아니다. 아세베스는 경험많은 구원투수에서 최근에는 선발로 변신했지만, 오히려 지난해 경쟁력을 증명하지 마이너리그와 빅리그를 오갔다. 좌완 매튜츠는 선발 출신이지만, 지난해 구원투수로 65경기에 나서 더 많은 가능성을 선보였다. 존슨과 맥페어랜드 역시 선발투수로서 증명한 것이 많지 않아 사실상 경쟁 후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들이 다른 3인의 경쟁자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위협수준이 떨어지
무엇보다 윤석민의 입장에서는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선발 공석이 단 한 자리로 줄어들었다는 점이 가장 아쉽게 됐다. 마이너리그 강등 금지 조항을 계약서에 넣으며 거취에 대한 안전성은 보장받았으나 호투하더라도 선발 자리를 얻지 못할 수 있는 변수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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