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팬들의 멀어진 관심이 오히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을까.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이 한국시간으로 18일 밤 10시부터 펼쳐지는 소치올림픽 10000m에 출전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지난 8일 5000m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레이스로 12위에 그친 이승훈으로서는 절치부심하는 무대다. 대한민국 선수단에 대회 첫 메달을 안겨줄 주인공으로 기대됐으나 컨디션 조절 실패로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던 이승훈이다.
↑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이 한국시간으로 18일 소치올림픽 10000m에 출전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뒷심이 관건이다. 사진(러시아 소치)= 옥영화 기자 |
이승훈은 10000m 부문 디펜딩 챔피언이다. 밴쿠버 올림픽 이 부문에서 ‘깜짝’ 금메달의 주역이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이 정상에 오를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물론 운이 따랐다.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기록상으로는 이승훈에게 앞섰으나 코스 침범으로 실격 되면서 이승훈이 득을 봤다. 어쨌든 나쁠 것 없는 기억이다.
이번 대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크라머다. 심지어 크라머는 10000m에 집중하기 위해 1500m를 포기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승훈으로서는 분명 부담스러운 존재다.
관건은 뒷심이다. 결국 마지막에 힘이 떨어지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냐가 관건이다. 5000m에서도 이승훈은 후반부 랩타임이 31초, 32초대까지 올라가면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3000m 이후 승부를 걸고자했던 이승훈으로서는 도리가 없었다. 금메달을 획득한 크라머가 내내 29초대 랩
국민적인 시선을 가장 먼저 받아야했던 부담과 함께 5000m에서 실패했던 이승훈이 대회 현장에서 홀로 보낸 열흘 동안 얼마나 심리적으로 또 체력적으로 보완했을지 여부가 키를 쥐고 있다. 올림픽 2연패에 대한 연연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