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박주영이 가세한 뒤 왓포드는 4경기 연속무패(3승1무)를 기록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웃을 수가 없다. 새로운 공격자원 박주영을 쓰지 않은 상황에서의 호성적이다.
왓포드가 한국시간으로 16일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13-1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0라운드에서 미들스브로를 1-0으로 꺾었다. 박주영은 출전하지 못했다. 3경기 연속 결장이다. 박주영 입단 전까지 7승10무9패(승점 31점)로 위태로운 행보를 걷던 왓포드는 확실한 상승세를 타면서 12위(10승11무9패 승점 41)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4경기서 승점 10점을 쓸어 담으면서 5할 승률을 넘었다. 팀은 신바람을 내고 있으나 뉴 페이스 박주영 입장에서는 좋을 것 없는 일이다.
↑ 필드를 누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다시 터널이 이어지고 있다. 산을 넘으니 만만치 않은 벽을 만난 형국이다. 어지간히도 풀리지 않는 엉킨 실타래 같다. 사진= MK스포츠 DB |
기대했던 시나리오가 아니다. 아스날에서, 길고 길었던 ‘벤치 터널’에서 빠져나와 이제 비로소 진짜 필드를 누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다시 터널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산을 넘으니 만만치 않은 벽을 만난 형국이다. 어지간히도 풀리지 않는 엉킨 실타래다.
박주영만큼 상황을 답답하게 바라볼 인물이 홍명보 감독이다. 제자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과 현재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있는 곳’으로의 탈출을 조언했고 다행히 겨울 이적시장 폐장 직전 극적으로 왓포드 임대를 결정하면서 실마리를 찾는 듯했다. 만약 박주영이 아스날을 떠나지 못했다면 홍명보 감독이 손을 내밀기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껏 누누이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기본”이라는 소신을 스스로 깨야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어야했다.
때문에 왓포드 임대는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발판이었다. 여전히 확실한 대표팀 원톱 자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박주영을 불러들일 수 있는 작은 명분이 생긴 셈이다. 이제 기회도 더 이상 없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를 결정하기 전까지 남은 평가전은 오는 3월6일(한국시간) 그리스전이 유일하다. 유럽파 점검을 마치고 지난 14일 귀국한 홍명보 감독은 “그리스전은 마지막 평가전이기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불러들일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자연스레 포커스는 박주영 발탁여부에 맞춰진다. 가뜩이나 박지성과 홍명보 감독이 직접 만나 ‘대표팀 복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기에 부족한 경험을 채워줄 ‘리더’로서의 필요성도 높아진 박주영이다. 그래서 또 답답하다. 공격포인트는 고사하고 경기에 출전하면서 실전감각만 되찾고 있어도 호출에 큰 무리가 없는 안팎의 상황인데, 끝까지 마음을 편치
그리스전을 위한 대표팀 소집명단 발표는 20일 전후가 될 예정이다. 왓포드의 박주영은 19일 새벽 31라운드 여빌전을 앞두고 있다. 그리스전을 앞두고 박주영이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과연 이 경기에서는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을까. 박주영도 홍명보 감독도 답답하기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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