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과 류현진(LA다저스) 없는 한국야구, 진정한 시험대에 선다.
▲ 류현진-윤석민-김광현 에이스 트로이카 해체
지난 5년간 국제 대회의 영광을 이끌었던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SK) 특급 에이스 트로이카가 해체됐다. 최근 몇 년간의 희비는 엇갈리더라도 2000년대 후반과 2010년 이후 국제대회서 이들이 한국을 대표했던 투수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국제대회 호성적과 맞물려 이들이 이끄는 한국야구는 유례없는 부흥을 맞았다. 지난해 관중 증가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 류현진과 윤석민 없는 한국야구가 진정한 시험대에 선다. 사진=MK스포츠 DB |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나카의 연승 행진을 지켜보며 내심 ‘한국에는 이런 투수가 없나’를 떠올렸던 이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한 위기다. 실제로 저 트로이카 이후 한국은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를 발굴해내지 못하고 있다. 야구에서 에이스가 갖고 있는 위치를 떠올린다면 그 점은 단순히 흥행적인 약점을 넘어, 리그 전체 질의 하락 신호로도 읽을 수 있다.
▲ 완화된 투고타저의 흐름...과연 타자들이 잘해서였나?
결코 과장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은 전체적으로 타고투저의 흐름으로 돌아서며 완연했던 투고타저세가 꺾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 원인 중 하나로 그간 국내야구를 대표했던 에이스들의 부재와, 그들의 뒤를 잇던 일급 투수들의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타자들의 선전보다 투수들의 부진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평균자책점이 떨어지던 (4.58-4.14-3.82) 마운드 강세의 흐름이 평균자책점이 4.32로 3.82에서 무려 0.50이 뛰면서 확연하게 꺾였다. 주목할 점은 9개 구단 평균타율이 2할6푼8리(38794타수 10411안타)로 2012년과 동일했다는 점이다.
↑ 특급 에이스 류현진의 빈 자리는 생각보다 컸다는 것이 야구계의 중론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결국 결론은 예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특급 투수들이 리그에 많지 않았고 전체 팀들이 수준급 선발투수들을 운용하는데 힘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신생팀이 리그에 합류될 경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생팀 NC가 지난해 쟁쟁한 형님들을 제치고 전체 3위(3.96)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결국 기존 팀들의 기존 투수들의 부진이 지난해 타고투저에 영향을 미쳤던 셈이다.
▲ 특급 에이스 질적 하락은 ‘진짜’ 위기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소화하고 개인 평균자책점이 3.00 이하였던 투수는 찰리 쉬렉-이재학(이하 NC), 크리스 세든(SK) 단 3명뿐이었다. 최소 평균자책점은 2.48의 찰리, 최다승은 14승을 기록한 배영수와 세든. 탈삼진은 188개의 레다메스 리즈(LG)였다.
해당년도의 리그평균, 타자들의 성적 비교를 제쳐두고 단순하게 시계를 거꾸로 돌려, 특급 3인방의 최전성기 기록과 지난해 최상위 투수들의 기록을 비교해봐도 무게감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류현진은 신인왕과 MVP를 수상했던 2006년 18승6패 6완투(1완봉) 평균자책점 2.23, 204탈삼진을 기록했고, 2010년에는 16승4패 5완투(3완봉) 평균자책점 1.82, 187탈삼진의 성적을 올렸다. 윤석민은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던 2011년 17승5패 1세이브 3완투(3완봉) 평균자책점 2.45, 178탈삼진을 기록했다. 김광현은 2010년 17승7패 2완투(1완봉) 평균자책점 2.37, 183탈삼진의 성적을 올렸다.
↑ 윤석민이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듯 최근 몇년간 부진했던 투수들의 선전도 2014 프로야구를 위해 필수적인 일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전성기 시절, 역설적으로 한국 야구는 위기와 성장을 동시에 경험했다. 이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동시에 한국야구 또한 그들의 빈 자리를 쫓는 것이 아닌 새로운 제 1의 누군가가 나타나야하는 시점이 왔다. 기존 선수들의 분발과 함께, 새로운 신성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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