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빙상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얼음 위에서는 카리스마를 내뿜는 ‘여전사’다. 그러나 실제 그의 취미는 네일아트다. 빙상장을 나서면 이상화도 평범한 ‘20대’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해 올림픽 신기록 74초70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이상화의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그의 수상식 사진이다. 사진=표권향 기자 |
평소 이상화는 태릉선수촌에서도 듬직한 ‘언니’로 통한다. 동생들을 묵묵하게 보살폈고 가끔은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기도 했다. 때문에 한국 빙상계의 ‘맏형’ 이규혁은 이상화를 후배로서 아꼈으며 ‘피겨 여왕’ 김연아는 그를 친언니처럼 생각하며 따랐다.
↑ 이상화 자택에서 그의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를 볼 수 있었다. 사진=표권향 기자 |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이상화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2010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을 수상한 이상화가 단상에 오르기 전 양 팔을 높게 펼쳐 든 모습이다.
집안으로 들어서면 또 한 번 이상화가 손님을 맞았다. 역시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확정 후 태극기를 들고 빙상장을 돌고 있는 이상화의 값진 인사였다.
↑ 아기자기한 소품을 모으는 것이 이상화의 취미다. 사진=표권향 기자 |
그 맞은편에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목에 찼던 펜넌트가 걸려 있었다. 지금까지 이상화가 걸어온 선수 인생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상화의 본래 성격을 짐작하게 하는 장식품들을 발견했다. 상패 위·아래, 양 옆으로 캐릭터 인형 바니 버니, 미키·미니 마우스, 토이스토리의 버즈 등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지난달 결단식에서 ‘이상화’ ‘달려달려’ 등 자신을 응원하는 문구가 박힌 한 음료사의 제품도 있었다.
↑ 이상화의 방은 팬들의 응원이 담긴 선물들로 가득하다. 사진=표권향 기자 |
이상화의 방 맞은편에는 퍼즐로 만든 액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퍼즐 하나하나마다 한 장면을 이뤄 한 작품을 완성한 것들이었다. 이는 이상화가 걸어온 선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 이상화의 방 맞은편 벽에는 퍼즐로 구성된 액자가 걸려있다. 이는 그의 스피드스케이팅 역사를 보여주는 듯 했다. 사진=표권향 기자 |
이상화의 어머니 김은순 씨는 경기 직후 “고생이 많았다. 매일 트레이닝복만 입어 마음이 아팠는데, 이젠 또래들과 같이 예쁜 옷을 입고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으면 좋겠다”라며 희망사항을 털어놨다.
이상화는 전 세계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가 됐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 이상화의 자택 한 쪽 벽에는 각종 대회에 출전했을 때 목에 건 선수용 출입증이 걸려있다. 사진=표권향 기자 |
세계 정상에 우뚝 섰지만, 아직 이상화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스피드스케이팅을 알렸다고 자부했다.
이상화의 도전의식은 여전하다. “올림픽이라는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최선을 다하며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 이상화는 1남1녀 중 둘 째다. 빙상에서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여전사"이지만, 그도 평범한 "여자"이자 한 가정의 "딸"이다. 사진=표권향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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