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아쉬움은 짙게 남았지만, 올림픽 첫 경험은 값졌다.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신성’ 최재우(20·한국체대)의 도전은 끝이 아니다. 1차 목표를 달성하고 이제 평창으로 향한다.
최재우는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파크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 결선 2차전에서 게이트를 벗어나 실격했다. 하지만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올림픽 결선에 첫 진출하며 비인기종목을 국민들에게 알렸다.
처음 스키를 신은 건 4살 때다. 최재우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는 아버지 손에 이끌려 스키를 탔다. 최재우는 “무섭기보다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어릴 적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은 최재우는 캐나다로 건너가 처음 모굴 스키를 접했다. 익숙하지 않은 종목이었지만, 최재우는 빠르게 습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토비 도슨 코치(프리스타일 스키 대표팀)을 만나면서 최재우의 기량은 더 발전했다. 최재우는 도슨 코치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또한 도슨 코치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비디오 분석 및 노트 정리로 스스로를 체크했다.
최재우는 2012년부터 세계에 그의 이름이 알렸다. 2012 국제스키연맹 주니어월드 스키 챔피온십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최재우는 지난해 FIS 프리스타일 스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오르며 FIS 월드컵시리즈 모굴스키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최재우의 노력은 계속됐다. 최재우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체조선수 양학선을 찾아 공중 동작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끊임없이 훈련을 거듭하며 성공을 맛 봤고, 그 의미를 더할수록 스키에 대한 매력을 점점 더 키워나갔다.
꿈에 그리던 첫 올림픽이었다. 최재우에게는 ‘미래’를 공통으로 삼은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리고 긍정의 효과를 봤다.
첫 번째는 경험 쌓기였다. 최재우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최종 목표”라며 이번 소치올림픽을 단기전으로 꼽았다. 어느 대회보다 집중과 노력을 더해 4년 뒤 평창에 설 날을 준비했다. 즉, 소치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경험을 쌓는 실전무대였던 셈이다.
쉽지만은 않았다. 최재우는 예선 1차전에서 10위를 기록, 결선에 직행하지 못하고 예선 2차전을 거쳐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 1차전에서도 10위에 올라 우여곡절 끝에 결선 2차전에 나섰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 진출을 앞두고 회전 기술 도중 게이트를 벗어나 실격됐다.
그러나 정신력은 무너지지 않았다. 최재우는 이미 실격이 확정된 사실을 짐작했으나, 끝까지 슬로프를 내려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지만, 그의 목표는 소치가 아닌 평창이었기 때문에 다시 일어섰다.
두 번째 목표는 국민들에게 모굴 스키를 알리는 것이었다. 모굴 스키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이었다. 최재우는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내가 잘 한다면 인기 종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최재우는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최초로 올림픽 결선에 진출하며 모굴 스키를 알렸다. 그의 경기는 10일 오후 11시부터 11일 오전 4시까지 이어졌다. 평일 경기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최재우는 4년 뒤 평창에서 그의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담금질에 들어간다. 그의 꿈은 평창에서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최재우의 진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