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믿었던 모태범(25·대한항공)도 고개를 숙였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개막 4일째인 10일 한국 선수단의 메달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2연패 꿈도 좌절됐다.
충격이 컸다. 한국은 최소 금메달 4개와 함께 종합 10위 진입을 목표로 했다. 모태범은 그 금맥을 캘 유력 후보였다. 해외 언론도 디펜딩 챔피언의 2연패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모태범은 이번 대회에서 강세를 보이는 ‘오렌지군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색깔을 떠나 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 꿈도 좌절됐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를 앞두고 모태범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이날은 한국의 메달 수집이 예상됐다. 모태범은 물론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도 깜짝 금메달을 기대했다.
하지만 신다운(21·서울시청),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의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500m 경기에서 입상에 실패했다. 신다운과 박세영은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등 불운을 겪었고, 홀로 결승에 오른 이한빈도 6위에 그쳤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딴 터라 대조적이었다.
상실감도 컸다. 쇼트트랙에서의 아쉬움을 모태범이 달래줄 것이라고 믿었다. 모태범도 최선을 다했고,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 모태범은 11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69로 4위를 기록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
그러나 그의 앞에는 ‘네덜란드산(産) 괴물’이 버티고 있었다. 얀 스메켄스는 34초59로 1차 레이스를 마쳤고, 미셸 뮬더의 기록도 34초63였다. 모태범과는 각각 0.25초, 0.21초 차이였다. 하지만 이들은 모태범에게 역전을 허용치 않았다.
18조의 모태범과 함께 2차 레이스를 한 미셸 뮬러는 34초67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1,2차 레이스 합계 69초31로 1위를 차지했다. 스메켄스도 2차 레이스에서 34초72로 출중한 실력을 과시하며 미셸 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모태범으로선 3위를 노려볼 만했다. 가토 조지와 나가시마 게이치로(이상 일본)보다 더 나은 기록을 거뒀다. 하지만 모태범의 2차 레이스 기록은 네덜란드 벽을 넘지 못했다. 34초85(합계 69초69)로 나쁘지 않았지만 메달권에 진입하기에는 부족했다.
게다가 1차 레이스에서 34초969로 모태범보다 뒤졌던 로날드 뮬러(네덜란드)가 2차 레이스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로날드 뮬러는 34초49로 이날 500m 경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며 모태범을 앞질러 나갔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다 네덜란드 선수들이었다. 장거리에 이어 단거리에서도 싹쓸이였다. 1위 미셸 뮬더와의 기록은 0.38초차이였고, 3위 로날드 뮬러와도 0.23초차
대회 개막 4일째까지 ‘노메달’에 머문 한국은 오는 11일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번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의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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