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졸전이었다. 그리고 대망신이었다. 10일 오전(한국시간) 풀럼전은 ‘불완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났다. 시즌 내내 침체를 겪고 있는 맨유는 무기력했다. 그리고 그 부진은 일시적인 게 아니었다.
전반 19분 선제 실점한 맨유는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33분 반 페르시와 후반 35분 캐릭의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역전드라마가 펼쳐지는가 싶었지만, 그 짜릿함은 맨유팬이 아닌 풀럼팬이 만끽했다. 종료 직전 벤트의 극적인 동점골로 맨유를 울렸다.
올드 트래포드를 가득 메운 맨유팬은 큰 충격에 빠졌다. 다 잡은 승리를 놓쳤으니 ‘멘붕’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최하위에게 패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가진 게 현실이었다.
이날 풀럼은 대놓고 뒷문을 잠갔다. 라인을 내렸고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수많은 선수들을 두고 맨유의 공격을 차단했다. 빗장을 걸어 잠근 풀럼의 전술은 끝까지 바뀌지 않았다.
↑ 모예스 감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창의성을 잃었다. 측면 크로스에 의존하는, 선 굵은 축구는 위력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맨유의 공격은 전혀 날카롭지 않았다. 극도로 단조로웠다. 패턴은 단순했다. 측면에서 크로스를 띄우고, 골문 근처의 공격수가 이를 슈팅하는 것이었다.
단조롭고 딱딱한 공격 전술이었다. 박스 안에 워낙 많은 풀럼 선수가 있으니 측면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겠다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맨유의 측면 크로스 공격은 위력이 없었다. 크로스는 부정확했다. 시원한 중거리 슈팅을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오히려 풀럼의 역습 두 방이 더욱 위력적이었다.
맨유의 후반 공격 패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예스 감독이 공격 강화를 위해 꺼낸 카드도 야누자이, 발렌시아 등 측면 공격 강화였다. 그리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넣어 골문 앞에 공격수
맨유는 첼시와 다르게 2골을 넣었다. 밀집 수비를 뚫었다. 하지만 모예스 감독의 전술 효과로 보기는 어려웠다. 사실상 마타의 재치, 반 페르시의 위치 선정, 캐릭의 침착함이 만들어낸 골들이었다. 후반 33분 마타의 번뜩였던 ‘킬 패스’가 없었다면 맨유는 더 큰 망신을 당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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