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3년 연속으로 괌에서 2군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1군과 동일한 조건과 장소다. 육성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구단인 만큼 올해도 부족함이 없는 조건에서 참 육성을 실천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은 7일 장태수 퓨처스 감독 및 코치진과 선수 등 2군 멤버들이 8일 오전 괌으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1군 선수단은 6일 훈련을 끝으로 7일 오전 귀국해 9일부터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2군이 전훈지를 이어받게 된 개념이다. 타 구단들도 해외전지훈련을 치르는 것이 최근에는 일반화됐지만, 1군과 동일한 장소와 조건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구단은 많지 않다.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3년 연속 2군 전지훈련 캠프를 괌에서 갖는다. 사진=MK스포츠 DB |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전지훈련을 치르는 데 단기간 수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2군도 1군과 동일한 수준에서 훈련을 치르기 위한 비용은 상당한 부담이 있다. 하지만 삼성은 사실상 국내 프로구단 중 가장 먼저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한 구단이다. 2012년부터 3년 연속으로 2군 괌 캠프를 추진하고 있다. 덧붙여 삼성은 삼성트레이닝센터(STC)와 경산 볼파크를 통해 가장 체계적으로 육성과 재활의 개념을 실시하고 있는 구단이다.
1996년 3월 경북 경산시 진량면 선화리에 대지면적 1만1566평의 공간에 볼파크가 준공한 이후 108억원을 투자해 시설의 현대화를 추진했다.
이처럼 삼성의 내부 육성에 대한 투자와 도전의지는 분명하다.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스타디움 1차 전훈 캠프에서 만난 송삼봉 삼성 라이온즈 단장은 “올해도 당연히 1군과 동일한 조건에서 2군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단기간의 성적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미래를 내다본 운영을 통해 미래 지향적이고 종합적인 구단 운영의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 삼성 라이온즈의 목표”라며 “최상의 조건을 지원해 2군 선수들에게도 1군과 동일한 수준의 지원을 할 계획이다” 밝혔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구단과, 현장 코칭스태프, 그룹 고위층이 함께 뜻을 모았다. 송 단장은 “기획 단계부터 코칭스태프의 요청이 있었고, 동시에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국내 구단의 현실상 쉽지 않은 접근이었지만 구단이 장기적인 비전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를 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삼성은 지난달 시무식에서 BB아크(Baseball Building Ark)를 론칭하며 새로운 20년에 대한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BB아크는 야구 사관학교를 큰 그림으로 한 기존 3군 체제에 대한 반성, 발전적 변화,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철성 코치가 BB 아크의 초대 원장을 맡을 계획이며 강기웅 코치와 카도쿠라 켄 투수 인스트럭터가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지도위원은 단순히 코칭 능력을 갖춘 인물로만 구성되는 게 아니다. 분석, 멘탈, 체력 등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하게 된다. 아울러 구단 직원이 슈퍼바이저를 맡아 관리, 기획 및 운영을 돕게 된다.
앞서 삼성이 내부 FA 선수만을 잡고 외부 FA 영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당시 세간의 의문이 존재했다. 당시 송 단장은 “외부 FA를 영입하는 것보다 육성에 신경써야 할 때다. 잘 키운 선수들이 선수단의 근본이 된다”는 발언을 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의 향후 전략은 확고하다. 뿌리부터 근본이 된 육성을 통해 미래를 내다본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경산 볼파크는 삼성의 ‘화수분 야구’의 기틀은 물론, 프로야구 육성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조용하지만, 의미있는 삼성의 노력은 해외 전지훈련부터도 차별화된 방법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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