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선발로서의 가치가 있음을 의미한다.'
윤석민(28)의 몸값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나왔다. 미국의 ‘스포츠릴 보스턴’은 7일(한국시간) 윤석민이 볼티모어와 계약이 임박했다고 전하면서 ‘MLB트레이드루머’를 인용, 1000만달러(107억원) 규모의 다년 계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다수의 창구를 통해서도 윤석민과 볼티모어의 계약이 1000만달러에 달한다는 비공식적인 소스가 흘러나왔다. 특히 대만 출신의 좌완 투수 천웨인이 볼티모어와 맺었던 3년 1200만달러가 모범기준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윤석민의 계약은 2년에서 3년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석민은 현재 2~3년 수준의 다년 계약과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년 단기계약은 선수의 입장에서는 거취나 여러 변수 측면에서 썩 달갑지 않다. 동시에 윤석민은 어깨부상 전력이 있어 현재 만족스러운 수준의 장기계약을 이끌어내기 힘든 상황이다.
↑ 볼티모어가 윤석민에게 제시했다고 알려진 1000만달러의 몸값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1000만달러의 몸값은 상징적이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2년이라면 연평균 500만달러, 3년이라면 333만달러 수준인데, 이것은 평균적인 재정 수준을 가진 팀 선발 투수의 몸값이다.
볼티모어의 기준에서는 더욱 확실한 선발 요원이다. 볼티모어의 현재 연봉 총액은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인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 6830만달러 수준이다. 해당 사이트가 예측한 최종 페이롤 수준은 8280만달러인데, 30개 구단 중 14위 정도로 예측됐다. 볼티모어의 지난 3년간 총액 평균이 9110만달러임을 감안하면 해당선에서 연봉총액이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볼티모어는 중위권 수준의 예산을 가진 팀이라는 뜻이다. 그런 볼티모어에서 연평균 500만달러(혹은 333만달러)는 적지 않은 수준의 금액이다. 지난해 볼티모어는 크리스 틸먼(16승 7패 평균자책점 3.71)과 미겔 곤잘레스(11승 8패 평균자책점 3.78)가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이들 둘의 자리는 확고부동하다. 천웨인은 부상여파로 137이닝을 소화하며 7승7패 4.07을 기록했지만 3선발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봉을 살펴보면 틸먼은 508만달러, 곤잘레스는 500만달러, 천웨인은 357만달러를 받았다. 윤석민에 대한 볼티모어측의 기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단지 볼티모어의 기준으로 한정할 필요도 없다. 일반적으로 ‘부자구단’을 제외하면 구원투수에게 연평균 500만달러를 덜컥 내줄 수 있는 팀들은 많지 않다. 500만달러는 애초에 예산이 풍부한 구단이라도 마무리투수 정도가 아니라면 쓰기 힘든 금액이기도 하다. 결국 볼티모어는 윤석민을 선발 투수로 인식하고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구성을 살펴봐도 그렇다. 볼티모어의 4~5선발은 고정되지 않았다. 먼저 7승8패 평균자책점 4.97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제이슨 하멜은 FA로 팀을 떠났다. 5승6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했던 스캇 펠드먼도 휴스턴으로 팀을 옮겼다. 추가 4~5선발 후보로는 지난해 10승12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한 버드 노리스와 3승5패 평균자책점 5.66의 성적을 낸 케빈 가우스먼이 꼽히고 있다. 노리스는 300만달러의 연봉을 수령했고, 가우스먼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다. 볼티모어가 윤석민에게 연평균 500만달러를 제시했다면 이들보다 먼저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연봉이 무기다’라는 말이 있다. 1000만달러의 몸값은 윤석민의 실력에 대한 인정이며 선발을 보장해주는 카드인 동시에 거취에 대해서도 상당한 안정감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금액이다. 연봉 총액 8280만달러(예상치)에서 500만달러의 비중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볼티모어 선’은 7일 볼티모어가 윤석민과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윤석민을 원하는 팀이 볼티모어 이외에도 여럿 있다며 경쟁에 대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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