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서른일곱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팀을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김남일에게 2014년은 과거 어떤 해보다 마음가짐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커리어 마지막 팀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고향 인천을 떠나 전북에서 처음처럼 2년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머리에는 오직 우승이라는 단어만 남아 있다. 생애 첫 K리그와 ACL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쏟겠다는 각오다. 김남일은 이적 직후였던 1월초 MK스포츠와의 만남에서 “만약 인천에 계속 있었다면 은퇴도 생각하고 이후에 코치, 나아가 감독의 길도 머릿속으로 그렸을 것이다. 하지만 전북으로 오는 순간 그런 미래는 다 지웠다. 이제 K리그의 우승과 ACL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 최강희 감독의 진심이 담긴 러브콜에 김남일은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단숨에 정리했다. 여유로운 듯 허허실실인 듯싶으나 그는 지금 비장하다. 사진= MK스포츠 DB |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인천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김남일은 은퇴 혹은 연장, 잔류 혹은 이적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그때 마침 동기인 이영표가 10월 은퇴를 선언했다. 동시에 김남일의 거취가 팬들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이영표는 강의도 하고 다니는데 넌 뭐하냐”, “이제 그만둬라”라는 일부 팬들의 악플이 이어졌다.
그렇게 머리가 복잡하던 때에 김남일은 운명처럼 최강희 전북 감독과 만난다. 최 감독은 대뜸 “40세가 넘어도 뛸 수 있다. 나이를 따지지 말고 현재 능력만 보자. 어차피 지도자는 나중에 할 수 있지만 선수는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조언을 전했다고 한다. 최 감독의 진심이 담긴 러브콜에 김남일은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단숨에 정리했다.
김남일은 “선수생활을 접으려고도 했다. 하지만 감독님과 미팅하고 난 뒤 새로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심경의 변화를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팬들의 악플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악플을 받아들이는 건 성격에 따라 다를 텐데, 난 오기가 생기는 스타일”이라는 뜻을 전했다. 알겠으니 내 갈길 가보겠다는 ‘터프가이’ 그대로였다.
김남일은 오기와 기대로 시작하게 될 2014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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