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이제 모든 테스트는 끝났다. 더 이상 새로운 인물을 위한 시간은 없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3월6일(한국시간) 원정으로 펼쳐지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한국 국적을 가진 선수들 중 최고의 기량을 가진 이들을 소집해 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해외든 국내든, 뛰고 있는 장소에 개의치 않고 오직 기량으로 판단해 정예멤버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는 곧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최종엔트리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다 마쳤다. 국내파들에 대한 점검은 지난 3주 동안의 전지훈련 동안 마무리됐다. 비록 3차례 평가전의 결과는 좋지 않았으나 덕분에 홍 감독 스스로의 결단은 손쉬웠을지 모른다.
↑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량이 남은 한 달 사이에 일취월장하기란 불가능하다. 지금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조바심을 버리고 각자의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사진= MK스포츠 DB |
유럽파들에 대한 확인 작업까지 마치면 이제 홍명보 감독 혼자만의 몫이다. 길게는 지난해 7월부터 지켜본 선수들의 데이터를 종합해 자신과 함께 브라질에 갈 선수들을 선별해야한다. 그리고 그리스전은 자신의 선택이 옳은지 확인하는, 약간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점검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최종엔트리 승선인원은 23명뿐이다. 홍명보 감독에게는 장고의 한 달이 될 전망이다.
감독에게는 머리가 아픈 시간이겠으나 선수들에게는 심장이 아픈 시간이다. 사실상 그리스전 명단발표 이후에는 마음을 비울 수 있겠으나 그 이전까지는 누구나 희망의 끈을 가질 수 있다. 판단은 팀을 만들어온 감독의 몫이고 어떤 형태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밖에서 바라보고 왈가왈부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한 달은 ‘평정심’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 패는 모두 공개됐다. 이는 해외파든 국내파든 마찬가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량이 남은 한 달 사이에 일취월장하기란 불가능하다. 지금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조바심을 버리고 각자의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그것이 현재 가장 조심해야할 ‘적’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홍명보 감독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월드컵에 대한 생각을 버려야한다. 그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야한다. 결국 선택은 소속팀에서의 활약상을 보고 하는 것”이라면서 “너무 월드컵만 생각한다면 몸이 경직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평소 소속팀에서 뛰던 대로 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선수로서 월드컵만 4번 나간 선배의 진심어린 충고다.
그 실천하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