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전성민 기자] 오전 6시 30분.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1일 2014 소치동계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 본진 중 가장 먼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또 다른 기적을 꿈꾸는 남녀 봅슬레이 선수들의 마음은 이미 소치를 향해 있었다.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전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남자 2인승 2팀, 남자 4인승 2팀, 여자 2인승 1팀이 소치올림픽에 출전한다. 턱없이 부족한 정부의 지원과 예산, 장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따낸 값진 성과다.
↑ 1월 2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훈련장에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훈련공개 및 미디어데이가 열렸다.대표팀이 4인 봅슬레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DB |
수년 간 선수들이 한 고생을 옆에서 지켜본 성 국장은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 최선을 다해서 올림픽 출전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제 시작이다. 몸 건강히 올림픽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동그랗게 원을 그린 후 파이팅을 외쳤다. 그들은 봅슬레이를 탈 때처럼 하나였다.
국내에 제대로 된 훈련장이 없는 상황에서 기적을 써나가고 있는 선수들이 성 국장은 고마웠다. 성연택 국장은 눈앞의 소치 올림픽을 넘어 더 멀리 내다봤다.
2017년 봅슬레이 국내 경기장이 완공되면 대표팀의 기량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연습을 위해 해외로 떠돌지 않아도 되고, 익숙한 경기장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선수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성연택 사무국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몇 년 사이에 지원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총 예산은 20억원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14억원 정도가 고스란히 해외 전지훈련을 하는 데 쓰여진다.
봅슬레이는 2인승이 한 대에 1억2000만원, 4인승 한 대에 1억6000만원이다. 또한 장비 한 대를 이동하는 데에만 1500만원이 필요하다. 기업의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저변 확대도 중요하다. 봅슬레이는 아직 한국에서 낯설다. 성 국장은 “한국에서 봅슬레이를 타 본 사람이 50명도 안 된다”며 “경기장이 지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봅슬레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은 평창 올림픽을 위한 전초전이다. 이용 한국 봅슬레이 감독은 “15위 안에 들어간다면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남은 4년의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다음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가능한 성적이므로 선수들도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봅슬레이가 좋아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선수들의 바람은 공통적이었다. 서영우는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목표를 달성해 봅슬레이가 국민들에게 꾸준히 조명 받는 종목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로 뭉친 봅슬레이 선수단은 또 다른 기적을 꿈꾸며 소치로 향했다. 스타트가 좋다.
↑ 봅슬레이 선수단이 출국 전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인천공항)=전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