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올 겨울 이적시장 초반을 뜨겁게 달군 시애틀 매리너스가 마지막 방점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다. ‘미아’ 신세가 될 듯 보였던 외야수 넬슨 크루즈가 관심대상이다.
시애틀은 지난해 12월 로빈슨 카노에게 올 겨울 최대이자, 역대 3번째로 큰 규모인 10년간 2억 4000만달러의 계약을 안겨주면서 이적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외에도 맷 켐프(LA 다저스), 데이빗 프라이스(템파베이 레이스) 등의 굵직한 투타 올스타급 선수들과의 트레이드에도 연루되는 등 이적시장의 중심으로 확실하게 떠올랐다.
잭 쥬렌식 시애틀 단장의 임기가 올해를 끝으로 만료되는데다 2015년 중계권계약을 다시 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전력 보강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외야수 코리 하트(1년 600만달러), 3루수 윌리 블롬퀴스트(2년 580만달러), 포수 존 벅(1년 100만달러), 우익수 프랭클린 구티에레즈(1년 100만달러)를 잡는데 그쳤다.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가 넬슨 크루즈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31일(한국시간) MLB 네트워크 라디오에 출연한 짐 보우든 ESPN 해설위원은 시애틀이 다시 이적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알리며 그 대상으로 크루즈를 꼽았다.
남은 이적 시장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파워히터다. 지난 시즌 크루즈는 10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6리 27홈런 7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8할3푼3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원 소속팀 텍사스가 크루즈 대신 추신수를 택했고, 해가 바뀌도록 크루즈를 향한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문제는 두 가지다.
크루즈는 원 소속팀 텍사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텍사스에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해야 하는데, 이점이 크루즈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본질적인 문제는 크루즈가 약불 복용 전과가 있다는 점이다.
크루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를 발칵 뒤집어놓은 최대 약물 사건인 ‘바이오제네시스 스캔들’에 연루됐다. 크루즈는 플로리다 지역의 안티에이징 클리닉인 바이오제네시스로부터 금지약물을 수차례 제공받은 혐의가 포착돼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크루즈의 성적에 대한 불신이 높은 이유다.
하지만 시애틀로서도 카노를 영입하며 ‘고’를 외친만큼 돌아볼 여력이 없다. 시애틀은 하트, 스모크, 모리슨 등이 포함된 지명타자와 코너 외야수 자리에 공격력의 보강이 필요하다. 지난해 시애틀의 우익수 포지션의 공격력은 타율 2할3푼9리, 출루율 2할8푼, 장타율 4할에
관건은 결국 몸값과 계약 기간이 될 전망. 초기에 언급됐던 4년 7500만달러 수준의 계약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 가운데, 1년 정도의 단기 계약안도 흘러나오고 있다. 시애틀의 이적 시장이 용두사미가 될지, 혹은 크루즈의 영입으로 방점을 찍을지는 곧 결론이 나올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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