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김신욱(26)의 완연한 상승세다. 2013년 마지막 A매치(11월19일 vs 러시아)에서 골을 넣었고 2014년 첫 A매치(1월26일 vs 코스타리카)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두 경기 장소가 모두 원정(UAE, 미국)이었다는 것도 의미 있는 배경이다. 마땅한 원톱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안팎의 지적 속에서 ‘거인’의 진격은 분명 고무적이다.
물론 아직 김신욱이 확실하게 뿌리내렸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2경기(스위스, 러시아)와 코스타리카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했고 그중 2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는 등 돋보이는 활약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홍명보 감독이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것은 아니다.
↑ 마땅한 원톱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안팎의 지적 속에서 ‘거인’의 진격은 분명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눈도장은 받지 못했다. 멕시코전이 관건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단순히 김신욱의 체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소속팀 울산에서 김신욱은 거의 매 경기 90분을 책임지는 간판 공격수다. 하지만 A매치에서는 검증이 덜 됐다. 워낙 돋보이는 신장(196cm)으로 인해 자신의 20여회 A매치 대부분 후반 조커 임무를 부여받았다. 홍명보 감독 체제 아래서도 김신욱은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김신욱은 홍명보호의 출범이던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에 발탁됐다. 당시 역할은 명확했다. 1차전이던 호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36분 교체투입된 것을 시작으로 중국전 후반 19분, 마지막 일본전 후반 44분 등 조커로 활용됐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이 들어오면 전체적인 플레이가 의도치 않게 단순하게 바뀌었다”는 말로 회의감을 전했다. 다행히 김신욱 당사자에게는 이런 혹평이 긍정적인 채찍이 됐다.
절치부심한 자세로 땀 흘린 김신욱은 K리그에서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MVP급 활약상을 이어갔다. 결국 11월에 열린 2차례 경기에서 김신욱은 다시 홍명보호에 승선했다. 이번에는 성공적이었다. 스위스전과 러시아전 모두 선발 출전한 김신욱은 전술의 축으로 비중이 바뀌었고 언급했듯 러시아전에서 골도 뽑아냈다. 하지만 풀타임은 아니었다. 스위스전은 후반 37분 윤일록과 교체됐으며 러시아전은 전반만 뛰었다.
국내파로 꾸려진 이번 전지훈련에서 김신욱의 비중은 더 커졌다. 결과적으로 코스타리카전도 90분을 채우지는 못했으나 후반 41분에서야 이승기와 교체아웃 됐으니 거의 다 뛴 것과 진배없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김신욱이 보통 70분이 지나면 체력에 한계가 오는 것이 보여 오늘은 그 이후를 실험해보려 했다”면서 “경기 막판 교체는 부상을 우려해서다”는 설명을 전했다. 의도적으로 김신욱의 ‘풀타임 가능성’을 실험했다는 뜻이다.
이제 관건은 그 가능성을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느냐의 여부다. 멕시코전은 그래서 중요하다. LA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했던 한국대표팀은 미국 국내선을 타고 3시간을 더 이동해 샌안토니오로 이동했다. 초여름에 가깝던 날씨는 늦가을로 변했다. 밤에는 영하로 떨어진다. 시차도 2시간이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피로도
김신욱에게도 홍명보 감독에게도 그리도 대표팀 입장에서도 김신욱의 뿌리내리기는 중요한 포인트다. 아직 박주영이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신욱을 향한 시선이 더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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