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안준철 기자] 거인이 무서워졌다. ‘절박함’이 만든 결과다.
2014시즌을 맞이하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목표는 우승이다. 전력이 더욱 탄탄해져 해볼만하다는 자세다. 지난해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스토브리그부터 화끈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안방마님 강민호(29)와 좌완 스페셜리스트 강영식(33)을 모두 잡으며 내부단속에 성공했고, 외부FA 최준석(32)을 영입해 타선을 보강했다. 여기에 좌완에이스 장원준(29)과 포수 유망주 장성우(24)까지 경찰청에서 전역 후 복귀했다. 마이너스는 없고 플러스 요인만 있다.
↑ 27일 새벽(한국시간)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준우가 허리에 끈을 묶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한희재 기자 |
사령탑인 김시진 감독부터 절박한 입장이다. 올해 롯데를 맡은 지 2년째인 김 감독은 4강 이상의 성적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는 5할 이상 승률을 거두고도 정규시즌 5위에 머물렀다. 김 감독이 올해 독을 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서도 독하게 선수들을 조련했던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는 강도를 더 높였다. 얼리워크(early work)는 기본이고 런치타(lunch-打)라는 훈련도 도입해 선수들을 쉴 틈 없게 만들었다. 평소 선한 인상의 김 감독은 웃음기 가신 표정으로 “프로라면 당연히 견뎌내야할 정도”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선수들도 절박한 건 마찬가지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손아섭(26), 황재균(27), 전준우(29)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을 위해서라도 죽기 살기로 뛰어야 한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발목수술을 받은 전준우는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데 그는 “아직 컨디션의 50%만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 개막때까지 어떻게든 확실한 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예비 FA인 투수 장원준과 내야수 박기혁(33)도 올 시즌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는 선수들이다. 특히 입대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박기혁은 지난해 31경기에 출전, 타율 2할에 그치며 후배 신본기에게 주전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에 박기혁은 도전자 입장에서 다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노리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박기혁이 열심히 한다. 눈빛이 달라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리보전이 위태로운 노장 선수들도 누구보다 열심이다. 내야수 조성환(38)과 투수 이용훈(37)이 대표적인 선수들. 조성환은 누구보다 훈련장에서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주장인 박준서(33)가 후배들에게 “(조)성환이 형 목소리가 어떻게 가장 크냐”며 질책할 정도다. 또 사이판에서 훈련 중인 이용훈도 지난해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을 풀기 위해 젊은 선수들보다 더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도 이런 이용훈의 노력에 ‘5선발’후보라고 지켜 세웠다.
↑ 27일 새벽(한국시간) 롯데 코칭스테프들이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올해 롯데는 근성을 내세웠다. 절박함이 결국 근성을 일깨웠다는 평이다. 사진(美 서프라이즈)=한희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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