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FC서울과 아디가 K리그 30년사에 전례가 없던 의미 있는 획을 그었다. 외국인 선수로 K리그와 연을 맺은 뒤 곧바로 코치로 전향한 새로운 케이스를 만들었다.
FC서울은 28일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수비수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아디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도자로 전념한다”면서 “구단에서 제안한 코치직을 전격적으로 수락하면서 지난 1997년 브라질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후 이어져온 17년간의 축구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발표했다.
↑ FC서울과 아디가 K리그 30년사에 전례가 없던 의미 있는 획을 그었다. 외국인 선수로 K리그와 연을 맺은 뒤 곧바로 코치로 전향한 새로운 케이스를 만들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일단 ‘제안’이었다. 지난해까지도 왕성한 활약을 보여준 아디의 ‘진행형’ 레벨을 생각할 때 축구화 끈을 푸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때문인지 1월초 코치직 제안이 들어갔다는 보도 이후 아디와 관련한 이야기는 종적을 감췄다. FC서울 관계자는 28일 “자신도 망설였던 것 같다. 심사숙고를 하느라 대답이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정황을 설명했다. 깊은 고민 끝에 결국 아디는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미 많은 역사를 쓴 아디다. 통산 264경기를 뛰며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출전 기록을 세웠다. 오로지 FC서울에서만 이룬 금자탑이다. 한 팀에서 200경기 이상 뛴 외국인도 아디가 유일하다. 수비라인 전 지역과 수비형MF까지 소화 가능한 팔방미인 아디는 2006년부터 8시즌을 뛰는 동안 K리그 베스트11에 5번 선정됐다. 그 사이 소속팀 FC서울은 2차례 K리그 우승(2010, 2012)을 경험했고 지난해에는 ACL 준우승을 차지했다.
코치 전환 역시 새로운 역사다. 지금껏 외국인 선수로 뛰다가 코치로 전향한 사례는 과거 신의손(사리체프)이 유일하다. 아디가 2번째인 셈이다. 하지만 신의손와 아디는 경우가 좀 다르다. 1992년 당시 일화천마 소속으로 K리그에 발을 내딛었을 때의 신의손은 사리체프로 불린 외국인 골키퍼였다. 그는 1993년부터 1995년까지 일화천마 3연패의 중심이었다. 워낙 빼어난 방어력을 선보인 탓에 리그의 규정을 바꾼 장본인이기도 하다.
사리체프의 활약상이 부럽던 다른 팀들이 하나둘 외국인 골키퍼를 영입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토종 수문장의 설 곳이 줄어든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현장을 휘감았다. 결국 1996년부터 순차적으로 외국인 골키퍼 출장 수를 제한하기 시작했고 1999년 외국인 골키퍼 출전이 폐지됐다. 펄펄 날던 사리체프는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됐고, 어쩔 수 없이 은퇴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여전한 능력을 높이 산 조광래 감독(당시 안양LG)이 ‘귀화’라는 묘수를 꺼내들면서 현역생활이 연장된다. 1999시즌을 쉰 사리체프는 2000년부터 신의손이라는 한국인 신분으로 필드에 복귀했고 5시즌을 더 뛴 뒤에 은퇴했다. 이후 코치로 전향, FC서울, 경남FC, 여자축구단 대교캥거루스 코치 등을 거쳐 현재 부산아이파크의 GK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신의손의 복잡한 과정과 달리 아디는 2013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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