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주주 지위 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2008년 7월과 8월 넥센이 재미동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과 투자계약을 맺으며 두 차례에 걸쳐 총 20억원을 지원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 홍 회장 측은 지분 양수를 전제로 한 투자였다고 주장했고 히어로즈 구단은 주식 양도 계약이 없는 단순대여금이라고 반박했다.
↑ 넥센은 2013년 구단 창단 이후 6년 만에 첫 포스트시진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프로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사업체였는가, 아니면 프로야구의 인기를 실감하고 가면을 쓴 사기극이었는가. 당시 히어로즈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2008년, 무슨 일이 있었는가?
2008년은 히어로즈에게 암흑의 시기였다. 당시 재정난을 겪던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하면서 투자 회사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선수단과 프런트를 승계해 우리 히어로즈로 재창단했다. 이로 인해 현재의 넥센은 현대와 별개 구단으로 등록돼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시즌 중 벼랑 끝에 몰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가입금 미납으로 시끄러워지자 우리담배 측은 일방적으로 스폰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모기업이 없었던 넥센은 시작단계부터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웃는 날보다 서러웠던 날이 더 많았다. 구단 운영자금이 부족했다. 선수 연봉은 어떻게든 지급했지만 직원 출장비와 지방 호텔 숙박비, 식비 등은 제 때 지불하지 못했다.
이 때부터 현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주변의 시선이 따가웠다. 수많은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결정을 내린 것은 구단과 선수였다. 떠나보내는 이와 떠나는 이 모두 상처를 받았다.
그 해 7월 히어로즈는 5명(이장석 대표이사, 남궁종환 부사장, 조태룡 단장, 박세영, 차길진)의 주주 가운데 1명에게서 홍 회장을 소개받았다. 넥센 측 관계자는 “당시 홍 회장은 20억원을 투자하는 대신 매점 운영권과 광고료를 이자형태로 받기로
당시 히어로즈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는 심정이었다. 단 돈 얼마라도 절실한 시기였다. 히어로즈는 홍성은 회장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산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6년 뒤 홍 회장은 지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1심 재판에서 패소한 히어로즈는 항소를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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