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지난 26일 투수 박희수를 끝으로 2014시즌 재계약 대상자 55명과 협상을 마쳤다. 다른 구단에 비해 협상 마감이 다소 늦었으나 선수 등록 마감시한 안에 모든 걸 털었다.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명맥이 끊기고, 5할 승률도 하지 못한 채 6위로 지난 시즌을 종료했다. 팀 내 억대 연봉자는 그 숫자가 줄었다. 조동화가 억대 연봉자 대열에 다시 합류했지만, 엄정욱, 임훈, 이승호, 전병두 등 4명은 삭감과 함께 억대 연봉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칼바람이 불지 않았다. 재계약 대상자 기준 총 연봉을 1년 전과 비교하면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였다.
대다수 선수들이 삭감 통보를 피했다. 연봉이 ‘싹둑’ 깎이는 일도 없었다. 이승호, 엄정욱, 전병두 등 투수 3명이 3000만원씩 깎인 게 가장 큰 삭감 금액이었다. 이들은 지난 시즌 부상 등을 이유로 1군 경기에 한 차례도 등판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칼바람을 피하기 어려웠다.
↑ SK 와이번스는 박희수(사진)를 끝으로 2014시즌 재계약 대상자와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전반적으로 ‘플러스’가 됐지만, 그 폭은 실상 그리 크지 않았다. 대박은 극소수에 해당됐다. 사진=MK스포츠 DB |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투수 백인식(3400만원 인상·130.8%)과 외야수 한동민(4100만원·170.8%)은 100%가 넘는 인상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인상 금액 순위로 치면 각각 3위와 4위다. 그만큼 선수단의 인상 폭도 딱히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계약 대상자 가운데 20여명의 선수가 1년 전과 연봉이 같다. 동결이었다. 주장 박진만을 비롯해 김상현, 나주환, 이재영 등이 연봉 동결에 도장을 찍었다. 자유계약선수(FA) 프리미엄도 있었지만 파격적인 인상 제의는 없었다. 예비 FA 8명 가운데 5명이 동결이었다.
다른 주요 선수들도 대부분 3000만원 이하의 인상안이었다.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해 윤희상, 박정권, 조동화가 3000만원이 올랐으며, 진해수와 정상호가 2500만원씩 인상됐다. 가장 늦게 협상 테이블에서 나온 박희수의 인상 금액도 2000만원이었다.
물론, ‘대박’을 친 선수도 있었다. 그러나 몇 명만이었을 뿐이다. 고과 1위이자 예비 FA인 최정은 1억8000만원이 뛰어오른 7억원에
대부분 2014시즌을 기약하며 ‘소폭’ 인상에 수긍해야 했다. ‘추운’ 겨울은 아니었지만 그다지 ‘따뜻한’ 겨울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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