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1979년생. 어느덧 35살이 된 동갑내기 삼총사에게 올 겨울은 ‘아 옛날이어’를 외치고 싶을 정도로 시리다. 한때 누구도 부럽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야속한 시간 속에서 설 자리조차 마땅치 않은 상황이 됐으니 세월무상할 일이다.
체력과 실력은 ‘아직은’ 괜찮다가 아니라 ‘여전히’ 괜찮다고 자신하는데 주위의 시선은 ‘나이’를 불편해하고 있다. 정성훈 김은중 노병준. 뛰어난 결정력과 준수한 외모로 K리그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1979년생 동갑내기들이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한때 리그를 대표하던 공격수들이었는데, 현재는 공중에 붕 떠 있다.
↑ 뛰어난 결정력과 준수한 외모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1979년생 동갑내기들이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던 공격수들이었는데, 현재는 무적상태다. 사진= MK스포츠 |
‘루카 후니’ 정성훈은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난 성남FC에 가세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경상남도 양산시에서 진행된 성남FC의 동계훈련을 함께 소화했다. 성남 입단이 마무리 단계라는 기사들도 나왔다. 하지만 25일 성남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성남FC 창단식에서 정성훈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 시각 정성훈은 자신의 집에 있었다.
정성훈은 양산에서의 3주간 훈련이 끝난 뒤 성남 구단으로부터 “함께 하기 어렵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한 날벼락이었다. 정성훈 스스로도 성남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고 땀 흘렸는데 돌아온 대답은 ‘No’였으니 그야말로 공중에 떠버린 셈이다.
지난해 포항의 시즌 더블에 중요한 몫을 담당했던 ‘죽지 않은 노병’ 노병준 역시 정처 없는 신세가 됐다. 포항 구단의 공식발표는 없었으나 사실상 결별을 통보받은 상태다. 몸값을 맞춰줄 수 없다는 게 이유다. 포항 모기업의 사정이 워낙 좋지 않기에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으나 돌아온 반응이 ‘역시나’이기에 답답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함께 FA 자격을 획득한 황진성이나 박성호 역시 구단으로부터 특별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강원FC 소속이던 지난해 여름 포항으로 단발 임대생활을 마친 김은중 역시 행색이 초라해졌다. ‘샤프’라는 멋진 닉네임처럼 날카로운 결정력을 선보였던 김은중이 마땅히 불러주는 곳이 없어 행선지를 찾아다니는 입장이 됐다. 한 축구관계자는 “김은중이 K리그 챌린지 구단 쪽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1997년 K리그에 데뷔한 이래 119골55도움이라는 굵직한 족적을 남긴 김은중도 세월의 흐름은 버거워 보인다.
물론 상황이 암담한 정도까지는 아니다. K리그 겨울 이적시장의 문이 닫히는 2월말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풍부한 경험과 이름값에서 오는 무게감을 생각한다면 충분한 상품가치가 있다. 분명 놓치기는 아까운 이들이다.
하지만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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