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 남자쇼트트랙, “떨고 있니?”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빅토르 안·29)가 돌아왔다. 더 이상 안현수가 아니다. 얄궂게도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빅토르 안’으로 귀환이다.
안현수는 지난 20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마감한 2014 유럽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500m, 1000m, 3000m 슈퍼파이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싹쓸이 하며 4관왕에 올랐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1500m를 제외한 전종목을 휩쓴 안현수는 순위 포인트에서도 102점을 획득해 압도적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 "압도적인 금메달".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강력한 다관왕 후보로 떠올랐다. 사진=러시아빙상연맹 홈페이지 캡쳐 |
이번 대회는 안현수가 러시아 귀화 후 처음으로 치르는 올림픽을 앞두고 가진 최종 리허설 무대였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도 기대가 컸다. 안현수는 부감감을 이겨내고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영국 BBC는 안현수를 두고 “러시아의 메달 희망 10”으로 뽑기도 했다. 러시아빙상연맹도 "압도적인 금메달"이라며 안현수의 싹쓸이 금메달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안현수는 지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한국 남자쇼트트랙의 영웅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과의 갈등, 파벌싸움, 소속팀 해체, 부상 등에 휘말리며 2011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러시아로 방향을 틀었다.
안현수가 이번 대회를 통해 성공적으로 재기하면서 위기의 한국 남자쇼트트랙은 비상이 걸렸다.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노메달 불안감도 더 커지고 있다.
에이스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은 5000m 계주에 나설 예정이었던 노진규(22‧한국체대)의 부상으로 이호석(28‧고양시청)으로 대체한 상태다. 이호석은 남자대표팀과 함께 연습에 참여해 오긴 했지만, 소치 대회 20여일을 앞두고 본격 합류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다.
한국은 신다운(21‧서울시청) 이한빈(25‧서울시청) 박세영(21‧단국대)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신예 신다운은 남자대표팀의 에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안현수와 비교하면 세기와 경험에서 모두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다운도 “찰스 해믈린과 안현수가 가장 까다롭다. 그런 대단한 선수들과 경쟁해서 이기려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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