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안준철 기자] 너무나도 조용했다. 하지만 불끈 쥔 주먹을 통해 빅리그 진출에 대한 굳은 의지는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윤석민이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엔젤레스(항공편: OZ202)로 출국했다. 지난해 10월 출국에 이은 두 번째다. 윤석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게 되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히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 윤석민이 17일 두 번째 미국행에 올랐다. 대답대신 주먹을 불끈 쥔채 공항을 빠져나간 윤석민이 과연 빅리그 진출이라는 선물을 들고 올까. 사진=MK스포츠 DB |
윤석민의 귀국이 답보상태에 놓인 것처럼 보이자 일부 국내 구단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원 소속팀인 KIA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윤석민에게 조심스레 국내 복귀 의향을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결국 남은 스토브리그의 최대어인 다나카 마사히로의 행선지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윤석민의 빅리그 진출에도 한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고, 14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분조회를 요청하면서 빅리그 진출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18일에도 KBO에 윤석민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 신분조회 요청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선수영입 절차가 막바지기 때문에 윤석민의 영입을 결정한 구단이 구체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날 출국은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졌다. 윤석민의 출국 소식을 감지한 일부 취재진이 공항에서 윤석민을 만나 질문을 던졌지만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대신 윤석민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윤석민과 동행한 소속사 보라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게 없어 드릴 말씀이 없다. (윤석민도)조용히 나가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윤석민의 침묵은 ‘악마의 손’으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보라스코퍼레이션 소속인 류현진(LA 다저스)의 전례를 봐도 그렇다. 류현진도 거취가 결정되기 전까지
분명한 사실은 지난 첫 번째 출국과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윤석민의 행선지로 미네소타와 보스턴을 꼽는 등 이전과는 달리 메이저리그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과연 미소를 띄우며 비행기에 오른 윤석민이 빅리그 진출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국내 야구팬에게 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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