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 때 ‘동갑내기 라이벌’이었던 피겨 여자 싱글의 양대 산맥이 무너지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완벽하게 마무리한 김연아(24)에게 찬사를 쏟아내고 있는 반면 아사다 마오(24, 일본)에게는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 김연아가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에서 새 의상을 입고 프리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에 흠뻑 취한 연기를 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김연아의 최종 리허설이 있기 전까지 부담의 무게가 아사다보다 김연아가 더 클 것이라던 일본의 반응이 사라진 것이다.
김연아는 지난 4, 5일에 걸쳐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최종 점검을 마쳤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인 80.60을 세우는 등 프리 스케이팅 합계 227.86점으로 자신이 밴쿠버 올림픽에서 기록한 역대 피겨 여자 싱글 최고 기록(228.56점)에 단 0.7점 모자란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일본에서도 김연아의 최종 리허설에 집중했다. 올림픽을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김연아의 연기에 실수가 나올 경우 아사다의 사기와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일본 언론의 반응은 어떻게 나올지 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연아가 무결점에 가까운 연기를 소화하며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만든 셈이다.
아사다가 김연아를 절대 넘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흔한 말에 정답이 있다.
주니어 시절 피겨 천재였던 아사다는 김연아와 상대가 되지 않는 스타였다. 그러나 김연아는 엄청난 노력으로 시니어 무대 데뷔 이후 아사다와 어깨를 나란히 맞췄다.
이후 김연아와 아사다의 거리는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김연아는 2006-07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아사다를 2위로 밀어냈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금메달을 따내며 둘의 차이는 극명하게 벌어졌다.
아사다가 끊임없는 노력으로 기술 훈련을 하는 사이 이미 김연아는 노력을 넘어 무대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김연아는
피겨 천재도 이길 수 없는 즐기는 김연아의 무서운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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