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오랜 ‘용병잔혹사’를 씻어낼 수 있을까.
삼성은 늘 우승권 전력을 유지하면서도 외국인 선수 덕을 톡톡히 봤다고 말할만한 해는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좋은 선수를 구하고도 다른 유형의 선수를 원해 아쉽게 떠나보내는 등 재계약에 성공하는 외국인 선수가 많지 않았다. 새롭게 합류하는 장신의 우완 투수 J.D. 마틴(31)과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우투우타 야마이코 나바로(27)의 활약여부는 초유의 통합 4연패를 노리는 삼성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다.
그간 삼성의 용병사를 돌이켜보면 3년 이상은 커녕 2년을 제대로 채운 외국인 선수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가 최초로 도입된 1998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발비노 갈베스, 벤 리베라, 나르시소 엘비라 등의 투수들이 제 몫을 해줬다. 타자쪽에는 찰스 스미스와 훌리오 프랑코, 틸슨 브리또라는 좋은 성공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2002년 13승6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했던 알비라가 2003시즌 6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7.06에 그치면
↑ 이스마일린 카리대드는 삼성의 외국인 선수사를 통틀어서도 최악의 선수였다. 삼성이 이런 용병잔혹사를 씻어낼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케빈 호지스, 라이언 글린, 마틴 바르가스, 루더 해크먼, 웨스 오버뮬러, 탐 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팀 레딩,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에스마일린 카리대 등의 투수들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내고 팀을 떠났다.
타자쪽도 마찬가지로 빌리 홀을 시작으로 트로이 오리어리, 매트 루크, 맨디 로페스 등이 모두 실패했다. 이어 2007년 한화에서 활약한 제이콥 크루즈를 야심차게 데려왔지만 삼성으로 팀을 옮긴 2008년 2홈런 21타점에 그치는 참사(?)도 벌어졌다. 최근 가장 마지막 외국인 타자였던 라이언 가코는 준수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자랑했다. 하지만 참혹한 성적을 낸 이후 ‘나믿가믿’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만을 남기고 삼성을 떠났다.
자발적인 헤어짐도 많았다. 2000년대 이후 삼성은 꾸준히 강속구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브라운, 하리칼라, 브라이언 고든, 미치 탈보트 등은 3점대 평균자책점의 성적을 내는등 기록과 내용은 준수했지만 더 뛰어난, 또는 파워피처를 원했던 삼성이 재계약을 선택하지 않은 대상들이다. 또한 덕 매티스 등은 양 측이 모두 원했지만 계약조건이 맞지 않았던 경우다.
지난해 삼성은 사실 외국인 선수 덕을 거의 보지 못했다. 특급선수로 기대가 컸던 릭 밴덴헐크는 전반기 부진과 부상이 겹쳐 제 몫을 하지 못했고, 강속구 투수 A. 로드리게스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시즌 중 퇴출됐다. 대체 선수로 삼성에 합류한 카리대는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27.00의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자발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거기에 시즌 종료 후 아시아시리즈에도 불참하는 등 끝까지 속을 썩이면서, 탐 션을 넘어서는 사상 최악의 외국인 선수라는 악몽으로 팬들에게 남았다.
삼성은 일찌감치 마틴과 계약을 완료한 가운데 나바로는 현재 미국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발표가
2014 시즌 삼성은 외국인 선수를 통해 챔피언의 위용을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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