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미국 대학교 운동선수들에게 야구는 타 종목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 가장 큰 이유는 성공을 위해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각광받는 유망주나 좌완 같은 특이 포지션이 아닌 이상 드래프트 이후 3~4년은 마이너리그에서 보낼 각오를 해야 한다.
이번 시즌 FA 계약 규모 3위(7년 1억 3000만 달러)의 대박을 낸 추신수에게도 마이너리그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2001년 루키리그에 데뷔한 이후 주전 메이저리거로 자리매김하기 전인 2007년까지 무려 696경기를 출전했다. 타석도 3041타석이나 들어섰다. 흔히 ‘메이저리거로 크려면 마이너리그에서 1500타석은 들어서봐야 한다’고 하는데, 추신수는 두 배를 나온 셈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긴 마이너리그 생활을 보냈다. 추신수는 한때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에게 마이너리그는 고난의 연속이지만, 또한 배움의 자리이기도 했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것은 마이너리그에서 받은 가르침이었다.
↑ 지금의 추신수를 키운 것은 8할이 마이너리그였다. 사진= 옥영화 기자 |
그는 이에 대해 “2스트라이크 전과 후 타격 자세가 달랐다”면서 “시애틀 소속일 때 마이너리그에서 의무적으로 2스트라이크 이후 취해야 하는 타격 자세가 있었다. 그때를 떠올리면서 배트를 짧게 쥐고 스탠스를 넓게 하면서 움직임을 줄이고 공을 많이 봤다. 최대한 포수가 잡기 전까지 공을 봤다”고 설명했다.
다소 방어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이전과 달라진 이런 타격자세 덕분에 그는 ‘출루 머신’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선수 자신도 2스트라이크 이후 출루 기록에 놀랐을 정도였다. 마이너리그에서 배운 가르침은 그렇게 그에게 피가 됐고, 살이 됐다.
이제 세상을 내려보는 여유가 생긴 그는 시선을 후배들에게 돌리고 있다. 현재 마이너리그에는 최지만(시애틀)을 비롯, 다수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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