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우승청부사 한 명이 영입됐다. ‘빅보이’ 이대호(31)를 향한 시선이다. 새로운 4번타자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동시에 장타에 대한 기대치도 크다. 그만큼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해졌다.
올 시즌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에서 73승2무69패를 기록했음에도 라쿠텐과 지바롯데, 세이부에 밀려 4위에 그쳤다. 4위 이하의 B클래스는 2008년 이후 5년만이다. 팀 타율은 2할7푼7리로 12개 구단 중 1위에 올랐지만, 마땅한 4번 타자가 없었다. 결국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의 확실한 4번타자이자 우승을 이끌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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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뱅크맨 이대호의 과제는 부담감 털어내기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대호는 그 갈증을 풀어줄 후보다. 지난해 이대호는 오릭스 버팔로스의 유니폼을 입고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공인구가 소동 속에 교체되기 전 최악의 투고타저 속에서 낸 값진 성적. 타점은 퍼시픽리그 부문 1위였다.
올해 이대호는 타율 3할3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면에서 더욱 좋은 성적을 냈으며, 홈런과 타점부문은 하락하지 않았기에 표면적으로는 아쉬움이 없다. 하지만 공인구의 교체속에 비교 대상이 될만한 리그의 타자들의 홈런이 대폭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홈런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타율이 낮고, 홈런 스윙을 하는 전형적인 홈런타자가 아닌 정확도 높은 거포인 이대호의 스타일을 고려해 장기계약 이후 홈런에 대한 갈증과 스트레스가 생겨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적으로 손쉽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홈런인데, 이대호는 일부러 홈런을 노리는 유형의 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담감은 적이다. 올해 이대호는 리그 7위에 해당하는 4할9푼3리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본인 스스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표현한 시즌이지만, 타격 전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냈다. 새로운 팀에서 심기일전한다면 3년차 시즌서 반등할 여지는 충분하다.
특히 오릭스와 달리 리그 정상급 타자들의 조력을 받는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하세가와, 나카무라 아키라 2명의 타자가 리그 공동 3위에 해당하는 출루율 3할9푼2리를 기록했다. 우치카와 또한 3할7푼6리라는 높은 출루율을 올렸다. 이뿐만 아니라 우치가와는 타율 3할4푼1리로 독보적인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최다안타 1위가 하세가와, 2위가 우치카와였음을 감안하면 이대호의 기회는 오릭스 시절에 비해서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사실 오릭스에서 이대호는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가 잦았다. 앞선 타순 타자들이 침묵을 지키면서 주자 없이 투수를 상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서 ‘오릭스에서 2회 선두타자 이대호, 소년가장 이대호는 운명이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소프트뱅크는 오릭스의 환경과는 그런면에서 하늘
결국 소프트뱅크 우승청부사, 이대호의 최우선 과제는 부담감 털어내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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